인천 부평에 살다 효성초등학교 4년 때인 1998년 뉴욕으로 이민온 홍재웅(미국명 숀 홍·18·스태튼 아일랜드 수전와그너 11년)군은 미국 생활이 너무 좋단다. 처음에는 말도 잘 안통하고 친구들도 사귀지 못해 엄청 힘들었는데 뉴욕에 7년째 살아오면서 한국 생활을 깡그리 잊어버릴 만큼 정이 들었다. 1등은 아니지만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공부도 재미있고 특히 운동을 잘하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지난 9일에는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7회 청소년 농구대회에서 스태튼 아일랜드 성결교회팀 주장을 맡아 우승을 이끌었다. 홍군은 비슷한 또래로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바치 김, 더스틴 박, 제프 조 등과 함께 팀을 짰는데 키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상대팀들을 연파하며 참가 30개팀 중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결승서 상대팀에 34-17로 대승을 거두는 등 조직력과 기량에서 한 수 위의 실력을 과시했다. 이는 코트의 지휘관이랄 수 있는 포인트가드를 맡은 홍군의 역할이 컸다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 홍경진씨가 대경상고 농구선수 출신이란 점이다. 홍씨는 현역에서 은퇴한 후 한때 지도자 생활을 했다. 현재 한국프로농구의 대표적 포인트가드로 활약 중인 이상민 선수를 중학교에서 지도한 바 있다. 물론 홍경진씨도 현역 시절 포인트가드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공원에 놀러갔다가 농구공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특별히 아버지의 지도를 받은 적도 없지만 농구를 좋아하고 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머니 민희숙씨로부터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는 말을 부자가 자주 듣는다.
좋아하는 선수는 뉴욕 닉스의 제이멀 크로포드. 슈팅가드지만 움직임이 멋있고 특히 다리 사이로 공을 드리블하면서 상대를 속이는 크로스오버는 일품이란다. 물론 한국 선수로는 올해 한국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KCC의 이상민을 꼽았다.
하지만 홍군은 정작 학교에서는 축구팀 소속으로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키는 5피트7인치로 크지 않지만 워낙 스피드와 패스가 좋아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올 가을부터는 팀의 주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러한 농구와 축구에서의 활약 덕에 ‘스피디(Speedy)’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교회 활동도 열심이어서 찬양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드럼을 맡고 있지만 기타, 피아노, 베이스도 연주가 가능한 만능 뮤지션이다. 한국에 있을 때 드럼에 매력을 느껴 교회 형들로부터 배워 이젠 또래 중에서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성결교회 중고등부 학생회장을 맡아 리더십도 키우고 있다.
그렇지만 꿈꾸는 미래의 희망은 호텔 매니저다. 한국의 인기 드라마 ‘올인’과 ‘호텔 리어’를 보고 감명을 받아 대학에서 호텔 매니지먼트를 전공할 예정이다. 교회의 누나가 현재 이 직업을 갖고 있어서 많은 조언을 들으며 장래를 계획 중이다. 좋은 이유를 물으니까 “사람들에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직업이 너무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비록 ‘섬마을’이지만 스태튼 아일랜드에서의 이민 생활이 너무 재미가 있어서 그동안 한국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고 앞으로 갈 계획도 없지만 반드시 호텔 매니지먼트로 성공한 뒤에 가겠다고 한다.
<글·사진=장래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