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씨(C)로 시작했다가 이번엔 에이마이너(Am)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지(G)를 잡으세요….”
매주 수요일이면 KCS 한인봉사센터 산하 플러싱 경로회관에서는 20여명의 노인들이 두들기는 기타 소리가 흘러나온다. 3개월 전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소음(?)에 가깝던 기타 소리는 이제 제법 코드와 리듬이 잡혀진 음악 소리가 됐다. 덩달아 손자 또는 자식뻘 되는 김명민(34) 강사도 21일에는 신이 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직접 들어보셔도 이제는 음악소리 같죠? 자 조금만 더 열심히 하시면 이제 본격적인 노래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3개월 전만 해도 ‘과연 될까’하며 반신반의했던 경로회관의 기타교실은 이제 KCS 한인봉사센터의 최고 화제가 되고 있다. 김광석 회장은 “기타 교실을 수강하는 어른들이 올해 안에는 멋진 연주를 들려주겠다며 각오가 대단한데 주위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KCS 한인봉사센터는 노인들을 위한 플롯교실도 새롭게 열 예정이다.
올해 76세인 민병효(76)씨는 맨하탄에 살고 있는데도 매주 수요일 기타교실 만큼은 빠지지 않는다. “젊어서 사고로 왼쪽 손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기타를 배우는데 힘이 든다”면서도 “새롭게 악기를 배우면서 나이마저 잊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플러싱의 김모(71·여)씨도 “처음에 서너번 수업을 빠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 쫓아가느라 힘들었다”며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가족들은 물론 교회에서도 연주 실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좋아했다.
김명민 강사는 “손이 굽어졌거나 수전증이 있는 분들도 있어서 진도가 다소 느릴 뿐 배우겠다는 열정은 중고등학생들 만큼이나 높다”며 “이미 기본 코드와 리듬을 마쳤으며 앞으로 한두달 내에 쉬운 곡의 연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인들이 기타를 배우면 안 쓰던 근육을 움직이게 되고 손놀림이 빨라지면서 건강이 좋아지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추천했다. 강사인 김명민씨는 34세의 나이지만 기타 경력이 20년이나 되는 베테랑이다. 재즈, 클래식 기타는 물론 락, 블루스 등 모든 분야의 기타 연주가 가능하다. 충남대서 백마, 옵티마 등 밴드활동을 했으며 군에서는 문선대, 그리고 세션맨 등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전공이 중국어여서 한때 중국에 가서 기타를 가르친 경험도 있다.
뉴욕에서는 기타동호회와 개인 레슨을 하고 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지도한다. 특히 기타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야 연주가 가능한 악기와 달리 3개월 정도만 배우면 쉽게 연주가 가능하고 재미도 있어서 청소년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의 : 917-470-4180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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