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흥미로운 사설을 읽게 되었다. 글의 주제는 로마 제국이 몰락한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로마 제국의 멸망 이유를 제국이 광대해 지면서 중앙 정부의 권위가 약화 되고 잦은 황제의 교체로 인한 정치적 혼란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가정정신의 해체로 보고 있다.
로마 건국 초기 가정은 단순한 개개인의 집합체가 아닌 국가를 지탱한 근간이었다고 한다. 초기 로마인들은 결혼의 신의를 지키고 개인의 방종을 경계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였다. 하지만 로마 제국이 번영하면서 이러한 가치관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엄격한 가부장권은 약해지고, 점차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방탕한 세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정의 연대감이 점차 희미해지고 여성들에게 가정을 지키는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각자의 삶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팽배해지면서 간통과 이혼은 일상이 된 것이다.
가족정신의 쇠락은 곧 치명적인 인구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도슨은 결혼 제도의 붕괴와 그로 인한 인구 감소가 로마 쇠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지적한다. 결혼의 가치관이 희미해진 자리에 욕망 해소를 위한 내연 관계나 매춘이 성행하게 되었고, 피임과 낙태가 성행하면서 태어난 아이를 들판에 버리는 영아 유기까지 자행되었다고 한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는 인구 감소로 나타났고, 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로마 사회를 점차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고 이 글은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가정 해체에서 비롯된 내부적 취약성은 결국 외세가 침략했을 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상실하게 하였고 결국 제국은 몰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오늘날 미국과 한국사회 모습이 그대로 교차되며 떠올랐다. 결혼을 기피하는 세대, 육아를 거부하는 세대, 자식을 위한 희생보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오늘날 모습이 떠올랐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2030년 쯤이면 전통적인 결혼 제도가 사실상 소멸하고, 대부분 동거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큰 이슈는 신생아 출생율이다. 2015년 신생아 출생수가 44만명 정도 였는데, 10년이 지난 2025년 신생아 출생 수는 25만명이다. 10여년 만에 거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줄게 된 것입니다. 2026년 폐교되는 초등학교 수가 210곳이고 1학년 입학생이 1명인 초등학교 숫자는 209곳이라고 한다. 현재 상태로 향후 10년이 지나면 한국 인구의 40%가 60세 이상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감소의 위기를 정부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출생수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투입한 예산이 300조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 감소 문제는 해결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인구 감소 문제는 신생아들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 아이를 낳은 부모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궁극적 원인은 바로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치를 잃어버린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로마의 몰락의 원인이 가정정신의 해체에 있다는 사설의 주장은 의미 있게 다가온다. 성경의 시작은 아담과 하와의 창조로 시작한다. 아담과 하와의 창조는 단순히 남자 여자를 창조하신 사건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어 가정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다.
성경의 출발점이 바로 가정인 것이다. 그리고 성경은 계속해서 가정의 가치, 자녀의 출산과 양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음을 말하는데 그 천국의 시작점이 바로 가정인 것이다. 거대한 로마 제국의 몰락의 원인을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결혼과 가정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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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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