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를 받았을 때에는 참석여부를 밝혀주고, 참석한다고 했으면 꼭 참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물론 누구에게나 부득이한 경우가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때에도 꼭 미리 알려주어야 초대한 주인을 생각해주는 친절한 태도이다.
자, 이제는 참석할 때에는 제발! 꼭 시간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은 미세즈 델러웨이가 그날 저녁에 있을 파티를 위해 꽃을 사러가면서부터 시작된다. 모임의 성격, 실내분위기 또 식탁보 색깔까지 생각하면서 꽃을 고른다는 일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그러나 보통은 사람을 초대해놓고, 청소서부터 시작해
음식마련 등 중노동을 하면서 모임의 순서순서 디테일까지 신경을 쓰며 며칠동안 어렵게 준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청소도 다 되었고, 음식준비도 다 된 다음, 좀 색다르게 꾸미려고 멋진 테이블보와 그릇들을 꺼내놓고, 꽃도 사다 꽂아놓고 모임의 분위기에 맞게 집안도 다 꾸몄는데...시간이 지나도 와야 될 사람이 오질 않는다. 맥이 빠지고, 걱정도 되고, 어떨 땐 화도 난다. 그 유명한 코리
안 타임이다.
언젠가, 주인이 미리 코리안 타임을 생각했는지, 12시에서 1시 사이에 오라는 점심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12시 10분에 도착한 나는 ‘빨리 왔다’는 소리를 들었고 애피타이저를 먹으며 사람들을 기다렸으나, 1시간이라는 시간여유에도 불구하고 1시까지 온 사람은 3~4사람정도, 결국
10명이나 되는 손님이 1시부터 코리안 타임을 해서 2시넘어까지 각각 도착을 했다.
한 사람이 올 때마다 주인은 일어서서 맞이하고, 부엌을 들락거려야 했고, 먼저 온 사람들은 음식을 먹다가 새롭게 다시 인사를 해야 했다. 늦게 온 사람은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남아있던 애피타이저를 나중에 먹기도 했다. 색다른 음식에 순서별로 디저트도 준비하고 음악까지 은은히 틀어놓은 주인의 깔끔한 준비가 산만하게 흩어지면서 충분히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왔다.
에티켓 책을 뒤적여보니 오히려, 귀부인이라면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하지 않아야 된다면서 신사숙녀의 조건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도착하되 늦더라도 절대로 15분을 지나면 안된다’라고 쓰여 있었다.
특별한 파티가 아니고 흔히들 모이는 구역예배나 동네 아줌마들의 캐주얼한 모임이라도 ‘나하나 쯤’ 생각이 주인의 성의를 저버리게 되고, 많은 사람의 시간을 빼앗고 모임전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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