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준비반 수료생들
▶ 나이 상관없이 미국직장 도전 자신감
50대 초반의 김모씨는 이 봄이 마냥 즐겁다. 이민 경력 23년. 남편과 세탁소를 20년 운영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했다.
“직장생활을 하고싶었어요. 근데 자영업을 하다보니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에 파묻혀 살았어요. 달리 어찌 할 방도도 없었고….”
김씨의 묻어둔 꿈은 얼마전 신문에 난 한사랑종합학교의 약사보조사 공고를 보고 날개를 폈다. 8주간의 강의.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찬 날들이었다. 그리고 4월20일 마침내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다.
김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취업영어반 2기생으로 등록, 앞으로 8주동안 병원과 약국 취업에 대비할 계획이다.
“내 나이 쉰이 넘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욕만 있으면 뭐든 된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내겐 인생의 큰 변화였습니다.”
한사랑종합학교 취업영어반 1기 수료식을 마치고 27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삶의 용기와 활력소를 얻었다는 중년의 학생들이 쏟아낸 뒤늦은 행복감이 강의실을 가득 충전시켰다.
간담회에는 박미영 교사와 1기 수료생, 약사보조사반을 마치고 김씨처럼 취업준비를 위해 재등록한 8명의 주부학생들이 참석했다.
또 고대현 북버지니아한인회장, 서경원 사무총장, 육종호 교장, 황원균 이사장등 학교측 관계자들도 학생들의 입에 귀를 기울였다.
수료 소감 발표순서에서 참석자들의 공통된 지적은 용기를 얻었다는 점. 취업에 성공했다는 결과보다 더 큰 인생의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한국서 교사 경력을 지닌 한 30대 주부는 “미국 직장에 취업을 하고싶어도 언감생심, 꿈을 못꿨는데 선생님의 도움으로 부닥쳐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젠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40대 주부는 “영어도 못하고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 싶어 취업을 포기했는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어요.”
취업영어반은 자격과 능력을 지니고서도 미국 직장이나 한인업체에 취업을 못하는 이들에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지난 2월28일 처음 개설됐다.
18명의 등록자중 15명이 수료했고 이중 벌써 3명이 취업됐으며 1명은 인터뷰 대기중이다. 나머지도 구직을 위해 노력중이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 시민권자일 경우 인종차별이나 해고 위험성이 없는 정부 잡(Job)을, 영주권자들에는 베네핏이 좋은 미국 직장을 권유하고 있다.
수업은 나에게 맞는 직장 찾기, 어떻게 구직을 하나, 취업준비는 어떻게 하나, 이력서에 자기 장점 소개하기, 경쟁력 있는 이력서 쓰기, 영어 이력서 쓰기, 이력서 보내기, 인터뷰 연습하기 등 취업에 필수적인 실전내용이 망라됐다.
취업 박람회장을 찾아 견학도 했다. 교사와 개별 상담을 통해 자신의 희망사항과 조건에 맞는 직장을 알아보았다.
미국 직장생활 20년 이상의 베테랑인 박미영 교사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해 보여주느냐에 강의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소문이 나면서 5월9일 개강하는 제2기생 모집에도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취업영어반에서 취업준비반으로 명칭을 바꿀 2기는 8주동안 매주 월, 수요일 오전 10-12시까지 수업을 한다. 수강료는 100달러.
육종호 교장에 따르면 취업에 애로가 있는 한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미영 교사의 제자들에 대한 마지막 강의도 이어졌다.
“영어에 미숙하고 나이가 많다는 핸디캡은 큰 문제가 안됩니다. 미국 직장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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