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역설은 사랑 속에 담겨 있다.
사랑의 역설이란 멀리 있는 사람을 사랑하긴 쉬어도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멀리 있는 사람을 잠시 동안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가장 사랑해야 할 대상은 미워하고,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일부러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베푼다. 물론 그것도 귀한 일이다. 그러나 더 귀한 일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친밀한 사랑을 갈망한다. 그래서 결혼한다. 친밀한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가장 사랑해야 할 가까운 사람들끼리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받은 상처는 멀리 있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다. 멀리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상처란 가까이에 접근해야만 줄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사랑하기 힘든 대상은 가장 가까이에 있어 익숙해진 사람이다. 익숙함은 경멸과 조소를 낳을 수 있다. 익숙해지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예수님도 고향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하셨다. 익숙해지면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익숙해지면 소홀히 대하게 된다. 익숙해지면 권태를 느낀다. 사랑의 가장 무서운 적은 권태이다. 권태는 서로에게 익숙해질 때 찾아오는 사랑의 역병이다.
권태를 극복하는 길은 날마다 새로운 얼굴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다. 사랑은 날마다 새롭게 굽는 빵이 되어야 한다. 좋은 빵집은 어제의 빵을 오늘 내다 다시 팔지 않는다. 날마다 새롭게 빵을 구워 손님들을 기쁘게 한다. 새롭게 굽는 빵을 날마다 기대하는 것처럼, 사랑도 날마다 새로운 기대감으로 충만해져야 한다.
사랑의 위기는 익숙함에 있다. 우리는 사랑의 프로가 되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프로가 된 사람들의 특징은 익숙함을 거부하는 데 있다. 프로는 날마다 초심을 가꾼다. 프로는 기본에 충실한다. 거듭 기본을 다진다. 사랑의 프로는 결코 사랑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향나무처럼 살아야 한다. 향나무는 자기를 쳐서 쓰러뜨리려는 도끼날에 향을 토해낸다. 향나무는 찍혀도 찍혀도 향을 발한다. 흉기마저도 향기로 바꾸는 것이 향나무다. 어려운 일이다.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 힘든 일을 해내신 분이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향나무처럼 사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못 박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셨다. 예수님은 자신을 못 박는 사람들의 흉기를 향기로 바꾸셨다.
오늘도 나는, 나를 치는 사람들의 도끼 날에조차 향을 뿌릴 수 있다면, 세상은 향기로운 세상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 속에 하루를 맞이한다.
강 준 민 목사
(동양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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