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브라이드(June Bride)란 말은 물론 그 옛날 냉난방 시설이 없던 시절에 생긴 것이지만, 새하얀 웨딩드레스의 신부 모습이 꽃이 만발한 6월에 더욱더 화사할 터이니 현대에서도 결혼 적령기 여자들에게는 가슴 설레게 하는 말 일 것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모습의 화려한 웨딩이 있기까지 신부가 치러 내는 준비는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로 엄청나다.
“미국에서는 신부 쪽에서 결혼식 비용을 다 댄다면서요?” 흔히 들어온 말이다. 아들만 있는 집에서는 다행한 일이고 딸만 있는 집에서는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혼수’에 비하면 그렇게 부당한 일도 아닌 듯하다. 몇 년 전 아는 사람이 한국서 ‘혼수전쟁’이란 책을 쓴 적이 있다. 여자들이 시집가면서 겪어야하는 혼수에 얽힌 에피소드는 수도 없이 많이 듣는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혼수로 인한 비극이 점점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모든 결혼식비용은 신부’라는 전통적인 예법은 상황과 경우에 따라 누그러져가고 있다고 한다. 양가가 만나는 일서부터 미국식 결혼에 따르는 절차들을 살펴보면 결국은 신랑 측과 신부 측 서로가 비슷한 지출을 하는 셈이 된다. 전통적으로는 웨딩가운과 모든 액세서리, 예식장 또는 교회를 빌리는 것, 사진, 리셉션에 들어가는 음식과 웨딩 케이크, 밴드, 꽃 장식 그리고 하객용 작은 선물 등등.. 모든 비용은 물론 신부 측에서 낸다. 신랑 측에서는 간단한 금반지 이외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결혼반지를 마련하며, 결혼식 전날의 리허설 디너서부터 결혼 증명서 내는 일과 결혼식장의 사무직원 비용, 신랑 자신의 예복과 신부의 부케(Bouquets) 그리고 리무진과 신혼여행 비용을 대는 것으로 되어있다.
들러리의 의상은 어린아이에까지 다 각자 또는 어린이의 가정에서 책임지며, 들러리들이 드는 꽃은 여자는 신부 측에서 남자는 신랑 측에서 만들어준다. 또 멀리서 오는 하객들의 교통비는 자신들이 부담하지만 숙박비용은 신부 측에서 내게 되어있다.
물론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고는 하지만 한국문화에 푹 젖어있는 부모들이 기본 결혼절차들을 알고, 직업전선에서 맹렬히 바쁜 자녀들을 옆에서 든든히 도와줄 수 있다면, 문화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으로 복잡해지곤 하는 결혼식이 보다 더 의미 있게 아름답게 치워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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