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개성 패션쇼 현장
남한 여성은 노출 많고 꼭 끼는 옷 즐기는 것 같아
北여성들 신기한 표정
“모델들의 화려한 의상과 몸놀림, 시끄러운 음악과 불빛, 한 마디로 정신이 없습네다.”
㈜신원의 북한 개성공장에서 26일 열린 패션쇼에서 탤런트 김태희씨가 개성공장에서 생산된 봄 옷을 선보이고 있다.
북한개성공단에있는㈜신원의공장내생산라인에서 26일북한여성근로자들이봉제작업을하고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신원이 의류업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피복전시회’(패션쇼)를 개최한 26일 오전 황해북도 개성시 봉동리 개성공단 내 신원 공장은 ‘피복전시회’를 알리는 에드벌룬과 플래카드로 아침부터 들뜬 분위기였다.
북쪽 출입국관리소와 세관 지역(CIQ)을 통과한지 2~3분 만에 도착한 2층 공장건물 앞에는 화사한 한복의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반갑게 남쪽 손님들을 맞았다.
패션쇼에서 신원의 광고모델인 탤런트 김태희씨 등 20여명의 모델들은 20여분간 현재 판매중인 봄ㆍ여름 의류 100여 점을 선보였다. 이 중 절반은 개성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행사에는 박성철 ㈜신원 회장을 비롯,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딸 영이(21)씨,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등 남측 인사 500여명과 개성공단 개발의 북측 주체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련 인사 7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 내내 우리측 인사들과 개성공단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밝은 표정이었다.
박 회장은 개회사에서 94년 처음 북한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패션쇼까지 열 줄 생각도 못했는데, 오늘 현실이 됐다며 감격해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개성이 경제, 문화,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장의 북측 근로자 281명은 절반이 대학졸업자여서 생산효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고 신원측은 밝혔다.
봉제를 담당하는 김혜영(28)씨는 처음에는 남측의 관리자 선생들과 우리가 쓰는 용어가 많이 달라서 애를 먹었다며 웃깃(북)을 애리밴드(남), 밑깃(북)을 애리고시(남), 소매둘레(북)는 암홀(남)로 쓰는 등 외래어를 많이 쓰더라고 말했다.
만드는 옷에 대한 소감을 묻자 설혜숙(25)씨는 우리는 고상한 옷을 좋아하고 이렇게 살이 드러나는 옷은 기호에 맞지 않는다 고 평했다.
행사 안내를 맡은 권은하(20)씨는 개성 집에서 30분 정도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며 오전 8시30분에 작업을 시작해 오후 6시30분에 끝난다고 말했다. 북측 근로자들은 월 57.5달러(5만7,500원)의 봉급을 받는다.
신원은 지난해 6월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로 선정됐다. 1월 1,300평 규모의 개성공장을 완공한 신원은 총 생산량의 20%(월 2만개)가량을 개성공단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개성=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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