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투자 열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연일 이 같은 우려의 시각을 1면 기사로 나타내고 있다. 28일자에 이자만 내는 모기지의 위험성을 집중 거론하더니, 30일에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제대로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며 행정부의 주택보유 확대정책 자체를 비난하고 나섰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지 않고 일정 기간 이자만 내는 ‘인터레스트 온리’ 모기지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단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모기지를 ‘도박’이라고 표현하며 올 들어 전국적으로 전체 모기지 융자의 23%가 이 형식인데 반해 워싱턴 지역은 DC 54%, 버지니아 35%, 메릴랜드 31%로 도박성 단기투자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런 모기지는 워싱턴 지역에서 2%에 불과했다.
인터레스트 온리 모기지는 예를 들어 32만 달러를 융자받을 경우 전통적인 30년 고정의 월 페이먼트가 1,842 달러인데 반해 1,367달러만 내면 된다. 따라서 집을 사 두고 렌트를 받아 페이먼트를 하면서 집 값 오르기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더 없이 좋은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집 값이 지금처럼 계속 올라준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만약 집 값이 하락하거나 오르지 않고 원금 상환 시점이 돌아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포스트는 금융 행정당국이 이런 상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주 에퀴티 융자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주문이 각 은행에 하달됐다.
당국은 향후 예상되는 이자율 상승으로 융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집이 경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경고했다.
포스트는 또 주택보유율이 높아진 만큼 모기지 페이먼트를 제때 못해 경매에 집이 넘어가는 유질(流質·foreclosure)이 실제 급증하고 있다고 연달아 보도했다.
필라델피아 같은 지역은 지난 2000년 한달 300~400건이던 유질이 최근에는 1,000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가 지난달 유질율이 증가했으며 주택붐이 일부에게 부를 안겨준 반면 수백만의 서민들에게는 부를 창출하기는커녕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당국자는 “그동안 국가적으로 주택보유 확대 정책을 써왔는데 문제는 준비가 안된 상태의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가격과 개인의 주택구입 채무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저소득층 가구의 질병 발생이나 실직은 곧바로 주택보유가 ‘아메리칸 드림’에서 ‘악몽’으로 급전 직하하는 전환점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워싱턴 지역의 유질율은 전국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나 이는 계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주택 수요가 많아 경매에 넘어가지 전 시장에서 매각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기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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