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은 아닙니다. 자서전은 낼 생각도 없어요. 우리 문화를 보는 제 나름의 시각으로 옛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이에요. 물론 제가 예전에 얼마나 멋있었는지도 들어있습니다.(웃음) ‘록의 대부’ 전인권이 1970-80년대 우리 문화의 풍경을 책에 담았다. ‘전인권’ 그의 이름 석자가 음반이 아닌 책 표지에 적혀나오는 ‘걱정말아요 그대’(청년사)가 22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열아홉살, 스무살이던 1970년대부터 ‘들국화’가 해체하기 전까지의 일을 글로 풀어냈다며 그룹사운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런 이야기까지 다 끄집어냈다고 말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환각’, ‘아름다운 낙원의 나비’, ‘그것만이 내세상’ 등의 글이 실려있는 1부에는 대마초를 매개체로 저항, 자유,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물론 대마초에 관해서도 스스럼없이 썼다.
2부에는 그가 친구들과 함께 개척한 음악과 문화, 방황, 열정 등에 대해 쏟아놓았다. ‘개여울과 우리가 개척한 당주동 문화’라는 제목의 글에는 당주동 골목 분식집에 음악감상실을 차려놓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던 시절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우린 김민기도 아니고 한대수도 아니었다. 물론 이장희도 아니었다. 우리만의 색깔을 얘기해줬는데 그것은 바로 그 때 그곳 손님들이 보는 세상을 정확하게 튜닝한 거라고 할 수 있다. (중략) 애들은 뭔가가 있다는 것에 미쳐 있었다. 그것은 자유와도 일맥상통했다. 록. 죽어 가는 록 음악의 새싹 같은 그런 것.’ 박정희 정권 때 학교를 다녔어요. 그런데 그 시대가 록문화를 다 죽여버렸어요.
지금은 노는 문화가 없잖아요. 재미있는 게 없으니까. 재미있게 즐기는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는 활자로 당시의 상황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되살려낸다. 다 기억이 나느냐는 물음에 그는 내 기억력이 아주 대단하다며 쓰다보니 그 때 상황이 많이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젊었을 때 IQ는 지금 IQ에 20-25를 더하면 된다니까 그 때 IQ가 138정도였다는 말도 웃으며 덧붙였다.
그의 글에 보면 ‘난 시쓰기에 빠져있었다…난 매일 노트와 스케치북에 시를 썼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글은 잘 읽힌다. 표현과 문장도 그답게 스스럼이 없으면서도 따뜻하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 어른들이 글 잘쓴다고 했어요. 그래도 글 쓰는 것보다 노는 걸 더 좋아했죠. 책에 자화상도 넣을 예정이에요. 예전에 그렸던 자화상은 팬들이 다 가져가서 이번 책에 넣을 그림은 지금 그리는 중이에요. 출판사에서 아직 3일 정도 여유가 있다고 해서요.(웃음).
(서울=연합뉴스) 안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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