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힘주는 리더보다 머리 번뜩이는 리더 존경
‘구시대적 CEO들’ 지난 4개월간 441명 잘려나가
“장기 근속보다 창업이 성공 지름길” 의식 확산
요즘과 같은 초 경쟁사회에서는 과거의 경영방식이 먹혀들지 않는다. 이제는 창의적인 사고만이 기업을 살린다. 기업의 보스라도 군림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1세기 바람직한 경제 리더십을 진단했다. 예전의 경제 리더십 하면 GM, GE, IBM, AT&T와 같은 거대 기업의 총수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물론 아직도 대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가 잦고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규모만 가지고 경제 리더십을 운운하던 시대는 점점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로 아이디어다. 직원의 수나 이사진의 위용을 중요 변수로 삼던 종전의 방식만으로는 경제 리더십을 판별하기 곤란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리더들이 지금 경제와 경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다.
한 컵에 4달러씩 하는 스타벅스 애호가를 대상으로 해 이들이 매장에 들렀을 때 음악 CD를 구입하도록 자극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비즈니스맨의 아이디어는 신선하다. 또한 수퍼보울이 열리는 시간대에 등장하는 TV 광고는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방식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러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다. 온라인을 통해 광고를 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새로운 경제 리더십을 보인 e베이와 AOL이 지금 한차례 또 깜짝 놀랄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리더는 과거의 리더들보다 신선한 아이디어에 더 목말라 하고 있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책임을 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명한 CEO들이 최근 줄줄이 목이 달아났다.
휴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머크의 레이몬드 길마틴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미국에서 지난 4개월간 441명의 CEO가 해고됐다. 지난해 해고비율과 비교하면 88%나 증가한 수치다. CEO의 잦은 교체는 경제 리더십의 위기로까지 불린다.
리더십을 갖추는데 교육적 배경이 중요시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리더들이 적지 않다. 또 경영수업이나 각종 전문서적을 통해 간접 경영 노하우를 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반드시 보다 나은 경제 리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부분적 긍정이다. 실제 리더에 대한 자격 요건이 공론화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통치 않은 리더에 대해 냉혹한 평가가 내려진다.
예전에는 리더들의 장점을 유심히 보고 배우려는 게 주된 자세였다. 그러나 요즘은 리더가 어떻게 실패하는 가를 눈여겨보고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시대는 권력의 분산에 기여했다. CEO가 권력을 부하 직원들에게 자발적으로 나누어주었다기보다는 인터넷의 발달로 경영 투명도가 높아지면서 기업 내 핵심 인력에 집중됐던 파워가 밑으로 상당부분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 바바라 켈러만 교수의 지적대로 이러한 현상은 리더들로 하여금 미래를 염두에 두게 하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젊은 노동자들은 리더십이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경제 리더들을 묻는 질문에 젊은이들은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구글 창업자 등을 꼽았다. 포천의 500대 기업 CEO들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다.
20~30대 젊은이들은 보다 많은 선택에 접한다. 리더가 되는 최선책은 한 기업에서 20년간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느 날 결단을 내려 회사를 박차고 나간 뒤 스스로 사업을 일으키는 것이 리더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지금 사회가 지나치게 리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어차피 소수만이 리더가 되고 대다수는 그 뒤를 따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세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세분화함에 따라 리더의 권한이 점점 분산되고 리더가 모든 일을 관장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므로 반드시 최정상의 자리는 아니더라도 여러 부문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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