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승(17. 세인트 도미닉 고등학교 11학년)군은 월가 진출을 꿈꾸는 1.5세다.
남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본인에게도 득이 되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며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미국생활 3년 만에 학생회장에 출마, 당당히 당선된 것을 볼 때 이군의 꿈은 결코 먼 곳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한국 풍성중학교 재학시절, 전교 1, 2등을 다투다 3학년 때 도미했다. 이중문화의 충격으로 힘겨워한 적도 있었으나 진취적인 마음가짐으로 1년 만에 극복, 이제는 자신의 학교를 대표하는 전교회장, 바로 리더가 된 것이다. 이군이 학교 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소극적인 마음의 자세를 버리면서부터다. 적극적인 자기표현을 좋은 모습으로 인정해주는 미국에서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자신의 성격이 문제가 됐던 것.
이에 10학년이 되면서부터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남이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간다’는 다짐으로 주변 친구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급기야 연극반의 문까지 두드리게 됐다. 당시는 지금보다 영어가 불편한 상태였지만 몸으로 부딪치며 치열하게 이를 극복해 나갔다. 결국 엑스트라로 시작된 연극반 생활 1년 만에 연극 ‘찰리 브라운’의 주인공 가운데 한명인 슈로더역을 맡아 호연했다.
이 일로 정작 놀란 것은 친구들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내면에 이러한 정열과 끼가 숨어있었는지 몰랐다는 것. 이에 자신감은 얻어 올 봄에 실시된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학생회 주관으로 열리는 연례운동회를 보다 신나고 재미난 행사로 바꾸고 교내 시설물 사용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지지기반을 확보, 경합을 벌인 백인 학생을 누르고 당당히 회장에 당선됐다.
한인학생들이 거의 없는 백인 일색의 학교에서, 그것도 미국에 온지 3년 밖에 안 되는 학생이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학교를 대표하는 최고의 리더가 된 것이다. 정치적인 억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사면을 촉구하는 국제사면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언어클럽 회장, 학교 신문사 기자, 학교 합창단 테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SATⅠ수학과 SATⅡ 생물 및 제 2외국어에서 만점을 받은 우등생이다.
콜럼비아 대학에 진학 ‘오퍼레이션 리서치’를 공부하고 싶어한다. 3년 연속 수학 1등을 차지, 콜럼비아 대학 ‘수학 및 과학’ 영재에 뽑혀 매주 토요일 이 대학에서 실시하는 ‘사이언스 아너 프로그램’에도 참여하
고 있다. 학교 외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EMT(응급구조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만 18세가 되는 올 연말까지 자격증을 따겠다며 제리코 소방서에 나가 기본 훈련을 받는 것은 물론 소방교육가이드로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남을 도와야 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구조자격증도 없고 어떻게 도와야하는 지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진정한 리더십은 그에 합당한 자격과 실력을 모두 갖췄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현재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남들이 인정하는 리더십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줄리어스 시저와 같은 인물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군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한인사회를 기대해 본다.
<이진수 기자>jinsu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