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읽었다는 탈북자 강철환씨의 ‘수용소의 노래’(원제 ‘The Aquariums of Pyongyang’) 최근 읽었다.
이 책에 보면 수용소를 탈출했다 잡혀온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원래 38선 저격 부대 군인이었다. 군 복부 시간에 남조선 노래를 부르며 남조선을 찬양하는 이야기를 하다 발각돼 수용소로 끌려온 것이었다.
이들은 수용소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데다 체격이 튼튼하고 싸움도 아주 잘 하였다. 인민군에 있으면서 2,000리 강행군도 해보았고 관리소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산봉우리를 타고 훈련을 한 경험도 있다고 하였다.
결국 이들도 수용소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탈출을 기도했다. 이들은 각자의 길에 행운을 빌며 방향을 다르게 잡고 헤어졌다. 아무래도 마을로 들어가면 금방 탄로가 날 것 같아 산길로만 다니다가 한 명은 길을 잘못 들었다.
20일이 지나자 식량도 다 떨어지고 방향을 알 수 없자 그는 밤을 이용해 몰래 마을로 내려오고 말았다. 그곳이 바로 요덕에서 멀지 않은 함남 금야군이었다. 결국 그는 비상 명령을 받고 대기 중이던 경비대원에 붙잡히고 말았다. 다른 한 명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중국까지 넘어갔으나 어이없게도 중국 공안원에 잡혀 북조선에 인계되고 말았다.
수용소의 보위원들은 이 두 사람 때문에 한달 넘게 고생했다며 이를 갈았다. 이들은 결국 돌에 맞아 죽는 형벌에 처해졌는데 놀랍게도 같이 수용소에서 고생하던 자들이 너도나도 힘차게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닌가. 조금이라도 잘 보여야 편한 일을 할 수 있다는 필사적인 생존의식이 사람의 감성과 인간성마저도 말살시켜 버리는 처참한 광경이었다. 어떤 자들은 일부러 보위원들 가까이에 서서 큰돌을 던지며 “민족 반역자 타도하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였다.
매달린 시체의 얼굴 껍질이 벗겨지고 시커먼 피가 흘러 내렸다. 어떻게나 돌을 맞았는지 살점이 너덜너덜 떨어져 나가 뼈가 허옇게 드러난 부위도 있었다. 시체 아래로 돌이 수북히 쌓였다. 북송 교포 처녀들과 아주머니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까무러쳤다. 이미 혼이 나간 사람들은 그의 얼굴이 엉망으로 찢어지고 선혈이 흘러도 모르는 척 그냥 지나쳤다.
이상의 줄거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체험 수기에 나타난 1985년 8월의 사건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고대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무수히 일어났지만 그중 유명한 것은 로마 제국 시대의 네로 황제, 중국의 진시황제, 대원군 시대의 천주교 교인 학살, 히틀러의 유태인 가스실 살인 등이다.
지구상에서 아직도 이런 살인 사건들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데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작은 힘이라도 합쳐야 한다고 믿는다.
박윤식
라 하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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