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호목사(헌츠빌침례교회)
어릴 적 가끔 톨아 져서 밥 먹는 것을 그만두고 방에 들어 가 자는 척 한 때가 있었다. 이럴 때면 늘 할머니가 들어오셔서 나를 달래고 나는 못이기는 채 하면서 밥을 먹곤 했다. 이 날도 무언가에 톨아 졌는지 밥을 먹지 않고 방에서 자는 척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지나 할머니께서 들어오셔서 나를 달래야 하는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났다. 배고픔을 참으며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와 나를 달래지를 않는다. “이럴 때 찾아와 한 번만 달래 주면 못 이기는 체 하며 밥을 먹으러 나갈 터인데...”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오히려 온 식구들이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아주 별식의 요리를 즐겁게 먹는 듯하다.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저녁상을 치우는 듯하고 다시 정적이 흐른다. 점점 약 오름과 배고픔이 나를 속상하게 한다. 캄캄한 밤, 모두 잠자리에 들은 듯한 고요함 속에서 배고픔은 더욱 견딜 수 없게 만든다. 이를 참지 못한 나는 부엌에 살금살금 들어가 먹을 밥을 찾는다. 당당하게, 아무 때나 밥 먹을 권리가 있는 식구의 중요한 멤버였지만 그 시간만큼은 그렇지를 못하였다. 누군가 소리를 듣고 나올 새라 도둑고양이처럼 훔쳐 먹는 신세가 되었다.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간신히 주린 배를 채우려고 반찬 없는 찬밥을 찾아 숨소리를 죽이며 먹고 있었다.
이 때 갑가지 캄캄한 부엌에 불을 커며 할머니께서 들어오신다. 이 때, 나는 자존심이 구겨질 때로 구겨진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이런 나를 꼭 안으신다. 아마도 할머니도 배고픈 나를 생각하며 잠을 주무시지 못한 모양이다. 그리고 잘 준비된 밥과 반찬을 챙겨 주시며 조용히 말씀하신다. “멋진 사람은 할 말이 있으면 떳떳하게 할 줄 알아야 해.” 그리고 “상대가 거절하는 이유를 충분히 들을 줄도 알아야 해.” 그리고 “톨아 져 밥을 먹지 않으며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아주 비겁한 짓이야.”
이때부터 좁쌀 같은 마음이 되어 내가 원하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선택과 결정을 하려고 할 때면 어릴 때 할머님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돌이켜 정정당당하게 그리고 공과 사를 구분하여 나의 감정을 이기고 행동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비뚤어진 마음을 보고 바른 결정으로 돌아서곤 할 때 이것이 나에게 얼마나 유익한 일인지를 나는 점점 더 많이 깨닫는다.
나의 내면을 보고 할머니의 음성을 들음이 이제는 주님의 음성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주의 음성을 듣고 마음을 다스리며 주께서 원하시는 일과 마음을 헤아리며 모든 일들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아가는 일이 주와 함께 동행 하는 일임을 안다. 그리고 이러한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하는데서 오는 진리의 능력이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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