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가 복용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게되면서 업계 전반에 충격을 던졌다. 과연 이 시장이 고사하고 말 것인가?
관절염 치료제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약이 시장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머크사의 ‘바이옥스’(Vioxx)가 법원에서 호된 질타를 당했다.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이 사망한 원인이 바로 이 약에 있다는 데 배심원이 동의하는 바람에 머크사는 거액을 물어주어야 할 형편이다. 또 다른 대형 제약사인 파이저는 수개월 전 ‘벡스트라’(Bextra)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 정도면 이들 제약사들도 관절염 치료제를 포기하고 맘 편하게 장사하고 싶을 만하다. 그러나 이들은 관절염 치료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뉴욕타임스가 그 이유를 최근 보도했다. 파이저가 만든 ‘셀레브렉스’(Celebrex)는 아직 시장에서 판매되는 관절염 치료제다. 지난해 겨울 잠시 주춤하더니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 올해 2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옥스’ 복용자 사망에 책임 판결… ‘벡스트라’도 퇴출
‘셀레브렉스’는 꾸준한 인기, 올 매출 20억달러 전망
마땅한 약 드물고 조만간 베이비부머 환자 급증 불보듯
지난해 시장 규모 70억달러, 2010년엔 90억달러 예상
고통 속 환자들엔 베니핏 불구, 부작용은 여전히 숙제
지난해보다 39% 감소한 액수지만 셀레브렉스도 바이옥스, 벡스트라와 마찬가지로 일부 관절염 환자들에게 심장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던 터라 매출 규모가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머크의 다른 치료제 ‘알콕시아’(Arcoxia)는 54개 국가들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냈고 올 상반기 전세계적으로 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알콕시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연방식품의약국 멤버들이 이 약의 성분과 안전 문제에 대한 제약사의 설명에 충분히 납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작용 등 안전에 대한 알콕시아의 설명이 이번에 큰 문제를 일으킨 바이옥스의 경우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관절염 치료제가 안전하다는 것을 연방식품의약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연구비에 투자하고 있다. 일련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관절염 치료제는 아스피린 등 전통적인 치료제에 비해 위에 부담을 덜 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이번 바이옥스 관련 재판 결과를 주시하고 그 후폭풍에 대해서도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이 약의 시장이 크고 매력이 있어 움츠러들지는 않고 있다. 관절염 치료제는 부족하고 관절 문제로 고통을 받게 될 베이비부머들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므로 시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0억달러 규모다. 2010년에는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물론 바이옥스가 지난해 9월, 벡스트라가 지난 4월 시장에서 제거되기 전 수치다. 아무튼 업계는 이들 약이 심장질환과 무관하다는 점을 보다 확실하게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사실 이들 관절염 치료제가 수난을 당하면서 어부지리를 얻은 약들도 있다. 소위 염증치료제들이 그것이다. 이들 약의 하나인 ‘모빅’(Mobic)은 바이옥스가 퇴출되기 전인 지난해 8월 27만7,569건 처방됐으나 지난 6월 69만8,145건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언론이 지나치게 환자들을 겁주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마땅한 약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특정 약의 부작용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 글락소는 가칭 ‘406381’로 불리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2만5,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나름대로 자신감에 차 있다. 조만간 연방식품의약국에 승인 요청을 할 계획이다.
실험 대상이 많은 것 같지만 부작용은 환자의 일부에게서만 발생하므로 2만5,000여명에게 모두 문제가 없었다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제약사는 부작용보다 환자들에게 주는 베니핏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약이 시판되려면 적어도 3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노바티스에서는 ‘프렉시지’(Prexige)를 개발했다. 이미 22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브라질에서는 이미 시판되고 있다. 하지만 연방식품의약국은 2003년 추가 입증자료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노바티스는 2007년 요구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치료제를 둘러싼 잡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몸이 아파 약을 복용해야만 하는 환자들이 즐비하고 그러다 보면 일부 환자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인 영향으로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실제로 이들 소수의 환자들을 미리 파악해 잠재적 부작용을 제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소수의 생명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료제를 말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것이 제약사, 연방식품의약국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안고 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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