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미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스값의 경우 3달러대가 일반화되는 시점이 멀지 않다는 전망도 내놨다.
산유국 정정불안 정유시설 가동중단 등 원인
유가 60달러대 고착 경제지표 일제히 빨간불
‘물가상승→구매감소→생산위축’ 시나리오도
‘3차 오일쇼크’ 오나? 세계 경제가 또 한 번 오일쇼크 공포에 휩싸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를 넘어서 70달러에 육박하자 세계 각국의 물가ㆍ소비ㆍ생산지표에 빨간불이 켜졌고 성장률도 큰 폭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세계경제가 ‘고유가-물가상승-구매력 감소-생산위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떨고 있다. 유가 급등의 원인과 전망,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
◇왜 자꾸 오르나
잠시 고개를 숙였던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상승, 70달러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산유국들의 정정불안과 계속되는 정유시설 가동 중단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멕시코만으로 향하고 있는 허리케인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4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은 2.5% 급등한 67.32달러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25일 시간외 거래에서는 68달러로 치솟았다. 수급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는 가운데 허리케인 등 돌발 악재의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시장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카트리나는 26일 플로리다를 지나치기 전에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올 대서양에서 발생한 10개 폭풍 가운데 7개가 멕시코만에 진입했으며 이중 데니스 등 4개의 허리케인은 석유공급에 차질을 야기,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한 유가의 고공행진을 유발했다.
◇얼마나 더 오를까
투자자들은 미 석유 수요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개솔린 재고마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유가 전망을 계속 상향하는 추세다. 지난 19일 메릴린치는 원유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평균 50달러에서 배럴당 56달러로 12% 상향했고, 앞서 골드만 삭스는 내년 전망치를 55달러에서 68달러로 대폭 올렸다. 샌포드 번스타인 증권은 24일 유가가 80~9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해 우려를 더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의 에너지 이코노미스트인 제라드 버그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반이 가져온 피해를 상기시키면서 “이반과 같은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덮친다면 유가는 분명 8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키뱅크 캐피탈 마켓의 케빈 크루스젠스키 트레이딩 헤드는 “유가가 7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며 “70달러선에 근접한 이후에야 시장은 조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유가는 펀더멘털과는 관련이 거의 없기 때문에 머지 않아 안정을 찾게 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소비자들 고유가 시름
미 소비자들의 고유가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4개월이나 남았지만 미국인들은 벌써부터 난방유, 프로판, 천연개스, 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개스값의 경우 갤런당 3달러가 일반화되는 시점이 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물론 9월에 접어들며 수요가 줄면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남가주자동차협회 관계자는 “개스값이 노동절 연휴 때까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수요가 피크를 지나는 노동절 이후에는 개스값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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