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주 카우덴 인근 정유공장의 탱크들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반이상 물에 잠겨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예상보다 크고, 오랫동안 이어질 전망이다.원유 정제 시설, 송유관, 대양과 연안을 연결하는 바지선 운항 중단, 트럭 연료 수송을 위한 항구와 도로 시설 폐쇄…. 카트리나는 당장 눈에 보이는 개솔린 가격 인상보다 훨씬 우리 삶 구석구석에 깊고 넓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혼백 연안 서비스’의 최고 경영자인 토드 혼백은 1일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인간의 눈으로는 아직 최악 상황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 복구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공급 체인에서 하나가 회복돼도 그 다음이 막혀있으면 전체는 멈춰있게 돼 전체 복구에 얼마가 걸릴 지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멕시코만 연안 원유생산 90% ‘올스톱’
전국 확대 시간문제… 에너지대란 현실로
항구·도로 등 폐쇄 유통시스템 붕괴 우려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멕시코만 연안에는 석유와 개스 시설이 4,000개 가까이 몰려있다. 이 시설들은 육지와 3만3,000마일의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현재 유정에서 나오는 원유 생산량의 91%, 천연개스 생산의 83%가 멈춰서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된 원유가 공급되지 않으니 이를 정제하는 중서부 지역 시설은 지금 당장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파급 효과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건 시간 문제다.
에너지 산업만 문제가 아니다. 뉴올리언스를 지나서 미시시피강을 따라 오가는 배가 해마다 6,000척이 넘는다. 멕시코만 항구는 밀과 콩을 수출하고 철강, 고무, 커피를 수입하는 통로다. 배와 항구가 제 역할을 못하니 경제에서 혈관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멕시코만 항구는 올해 미국 곡물 수출량 2,970만 중량톤 중 59%를 소화한 미국 농산물 수출입의 심장이다.
그러나 전기가 끊기고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 복구도 쉽지 않은 일이다. 잔 저미언 교통부 해양청장은 “항구가 무너졌지만 언제 다시 정상 운항될 지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저스트-인-타임’을 외치며 멕시코만 항구에 지었던 공장들도 가동이 중단됐다. 각종 공산품 생산이 중단돼 전국 소비자들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 인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잔 로벗슨 애틀랜타 연방 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저스트-인-타임 운영 체계는 원활한 유통 시스템을 기반으로 재고를 쌓아놓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공급이 끊기니 재고가 없는 기업에게는 치명타가 됐다”고 말한다.
멕시코만 항구에 도착한 상품을 전국에 실어 나르던 가장 큰 수단은 트럭들이 이동 경로를 바꿔 운송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트럭은 전국 화물의 68%를 운송하고 있는데, 멕시코만 지역을 가로지르지 못한 채 카트리나가 할퀴고 지나간 지역을 우회하고 있다. 트럭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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