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건호교수 영재18명 뇌 통해 규명
인간 뇌의 후(後)두정엽이 지능 차이를 좌우하는 열쇠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개인적 편차를 일으키는 결정적 뇌 부위를 규명한 것이어서 지능의 본질을 밝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BK연구교수인 이건호(36) 교수는 2003년부터 2년간 지능지수(IQ)가 상위 1%에 해당하는 16~18세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 18명과 평균 IQ의 인문·실업고 학생 18명을 대상으로, 복잡한 문제를 풀 때 활성화하는 뇌 영역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두 집단 모두 전(前)전두엽 부위와 후두정엽 부위가 활성화하는 것이 드러났다(그림 빨간 부위). 그러나 영재집단은 후두정엽이 더욱 두드러진 활성을 보였다(그림 보라색 부위). 특히 지능이 높을수록 후두정엽의 활성 범위와 정도가 높은 것이 확인됐다.
이 교수는 “최근 뇌 과학자들은 높은 지능은 전두엽과 두정엽 사이의 신경망이 효율적으로 연결·작동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후두정엽의 활성화에 의해 전두-두정엽 기능이 촉진됨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높은 지능은 뇌의 구조적 차이가 아니라 뇌를 효율적으로 쓰는 기능적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다.
이 연구는 전두엽의 기능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던 기존의 지능 연구를 뒤집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상위 1%의 영재집단을 이처럼 큰 규모로 실험한 연구가 많지 않아 반박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두정엽은 공간기억력, 시각정보의 취사선택, 전두엽은 연산기능, 집중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부 프론티어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루어 진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신경 영상 관련 저널 ‘뉴로이미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뇌와 지능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밝혀질 경우 다양한 학습방법의 척도를 마련하거나 과학영재를 조기 발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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