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제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된 이래 북핵에 대해 수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이러한 각종 의견들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내려주는 강연회가 12일 열렸다.
미주한인재단 워싱턴지부(회장 정세권) 주최로 한성옥에서 열린 북핵문제 강연회에서 국방연구소의 김태우 박사는 “북한 핵은 협상용이며 조잡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있지만, 북한의 핵 의도는 협상용에 그치지 않으며, 그 파괴력은 엄청날 수 있다”며 공박했다.
국방연구원 연구원으로서 보수적, 국방적 시각을 피력한 김 박사의 견해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지나치게 위기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 “평화적 핵이용만 보장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의견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참석자들은 이날 강연회를 “핵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북핵에 대한 여러 명제들과 그에 대한 김 박사의 해석.
▲북핵은 협상용이다.
해설: 북한의 핵 의도는 1. 협상을 위해 2. 핵보유국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 3. 체제 유지를 위해 등이다. 그간 북한의 노력을 보면 협상용에 그친다고 볼 수 없다. 영변단지는 대덕연구단지의 다섯배나 되고 300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북핵에 대한 대처방법에는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 핵의 팩트(facts)를 왜곡시키며 장난치면 안된다.
▲북핵은 조잡한 수준이다.
해설: 역사상 가장 조잡했던 핵무기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이다. 당시 미국이 투하한 핵폭탄은 50톤이나 됐지만 지금 기술론 0.5톤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조잡했던 60년 전의 핵무기가 가공할만한 피해를 줬고 지금도 피폭자들이 고생하고 있다. 북한의 ‘조잡한’ 핵이 비좁은 한반도에 투하되면 피해는 치명적이다.
▲북한이 핵을 동족에게 사용할 리가 없다.
해설: 핵은 사용해야 무서운 게 아니다. 핵 보유 사실 자체가 균형을 파괴시킨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기습공격력은 더욱 강화된다. 그리고 예컨대 북한이 백령도를 점령해도 한국은 핵이 두려워 반격을 못하게 되는 ‘저강도 도발의 기정사실화’가 발생한다.
▲북핵도 민족자산이다.
해설: 북핵도 통일 뒤에는 민족자산이 된다는 논리는 핵의 정치학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통일은 불가능해진다. 통일은 주변 강대국들이 인정해 줘야 가능하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통일 한반도는 핵을 가질 것”이라고 공언하면 주변국들은 통일을 용인할 수 없다. 우리의 행동패턴은 U자 곡선이어야 한다. 미래를 위해 당장은 몸을 낮춰야 하는 것이다. 핵은 돈덩어리다. 핵만 있으면 국방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국가위상도 올라간다. 최상책은 남북한이 모두 핵무기를 갖는 것이다. 북한만 핵을 갖는 것은 차선책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선 남북한 모두가 핵무기를 갖지 않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한국과 일본은 북핵의 인질이다.
해설: 핵무기 제조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폐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라늄 농축이다. 현재 일본은 45억톤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핵강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남한만 인질일뿐 일본은 북핵의 인질이 아니다. 일본은 인질인 척 하면서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국가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
▲북핵만 해결하면 통일의 장애물이 없어진다.
해설: 북핵이 해결돼도 북한의 생물·화학무기는 남는다. 핵에 가려 생물·화학무기는 지금 언급도 안되고 있다. 북한은 핵을 통해 체제보장을 노리고 있다. 핵문제가 해결돼도 북한은 다시 생물·화학무기를 통해 체제보장을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북한의 체제를 바꾸는 것이다. 북한의 민주화와 선교화, 탈북자 지원이 중요한 이유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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