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처럼 짬을 내 대화를 나눴다. 아내가 먼저 입을 열고 거의 30분이 지났다. 유심히 듣던 남편이 한마디 했다. “여보, 당신이 말하려는 요점이 도대체 뭐요?”
부부사이 뿐 아니라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도 나오는 이야기이다. 우리시대에는 말을 많이 하지만 핵심을 찔러서 하는 대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바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장황하게, 두서없이 얘기하는 것을 기다려 줄 여유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위의 예를 근거로 3분안에 핵심을 간추려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 ‘3분력’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 책을 중심으로 말을 효율적으로 할 때 유념할 3가지를 나열해 본다.
첫째 차분한 마음가짐이다. 대화 중 감정적으로 흐르거나 흥분하면 그 대화의 주도권을 잃은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흥분하지 않는다.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절대로 조급하지 않는다. ‘전부 받아들여 줄 리가 없다’라는 편안한 기분으로 만사를 생각하면 된다.
‘글로리’‘라스트 사무라이’ 라는 영화를 만든 에드워드 쥬익이라는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가 찬사를 받고 흥행에 성공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으쓱하지만, 영화가 악평에 흥행마저 참패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야구 역사상 제일 잘 한다는 타자도 3할대를 넘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하곤 한다고 했다. 즉 야구 명예 전당에 들어간 선수들도 10개의 타선에서 7개는 불발로 끝났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항상 다 잘하려는 생각만 버리면 여유 있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 구체적 방법으로 초반에는 느린 리듬으로 시작하여 청중이 집중하고 이야기가 고조에 이르면 빠르게 이끌어간다.
둘째 듣는 것의 중요성이다. 많은 경우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남의 얘기를 귀담아 듣기 위해서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가 이야기할 때 자신이 다음에 말할 것을 정리한다.
이런 경우 상대의 대화를 세심하게 듣기란 매우 어렵다. 어떤 에이전트는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고 상대의 말이 끝나면 몇 초의 침묵 속에서 자신의 말할 것을 정리하고 말을 시작한다고 한다. 말하고 싶으면 먼저 들어라.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두 개의 귀와 하나의 혀를 선사했다. 인간은 말하는 것의 두 배만큼 들을 의무가 있다.’ 상대방의 대화를 들을 때, 상대방의 눈만 보면 불편해 할 수 있으니까 볼, 코, 귀들을 편안하게 바라본다. 상대가 강조, 흥분하면 눈을 마주쳐 고개를 끄덕여 준다. 상대가 도전적, 거부 자세라도 미소를 잃지 않고 부드럽게 상황를 이끌어간다.
셋째는 진실성이다.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하는 것을 달변이라고 하고, 어눌하게 하는 것을 눌변이라고 한다. 세일즈는 달변가보다는 눌변의 사람들이 더 잘한다고 한다. 말을 조금 더듬거나 사이를 두어 말하는 것은 의외로 설득력을 가져온다. 어눌하더라도 진심을 전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말을 천천히 하고, 자신의 의견을 진실 되고 자신 있게 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3분력의 핵심은 말을 짧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PR의 시대에 살고 있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수 있다고 신뢰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PR이 잘난 체가 되서는 안 된다. 자기 자랑과 PR의 차이점은 3분 안에 끝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공적 관계에서 말을 간단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53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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