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땅값 치솟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자재비등 올초 비해 30% 폭등
주택 건축 허가도 제자리 걸음
한인타운에서 콘도를 짓기 위해 지난해 부지를 매입한 신모씨는 지금은 이 땅을 그냥 팔까 고민하고 있다.
신씨는 30유닛을 지을 때 스퀘어피트당 건설비를 130달러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건설업자들이 요구하는 최저 공사비는 150달러. 예산이 예상했던 범위에서 많이 벗어나 분양을 다 해도 수익률이 그리 클 것 같지 않아 신씨는 부지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
신씨처럼 LA카운티에서 주택 건설을 포기하는 한인 개발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축비용 상승에 땅값까지 폭등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탓에 개발업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망치’를 내려놓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올 1·4분기에 LA카운티에서 발급된 건축 허가는 5,6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건축 허가 건수가 일년 전에 비해 32.1%가 늘었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감소다.
캘리포니아 전체로는 올 1·4분기 건축 허가 건수가 4만7,229건으로 일년 전보다 0.5%가 오히려 줄었다. 미 전국 통계가 7% 증가한 것에 비하면 캘리포니아에서 건설 감소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해 관련 업계는 급증한 건설비용과 공급 과잉 우려로 개발업자들이 신규 건축에 들어가는 걸 머뭇거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이클 송 CHK투자그룹 부사장은 “올해 초와 비교해도 건설비용이 20∼30%나 올랐고, 카트리나가 지나간 뒤로도 10% 정도 상승했다”며 “이런 까닭에 주변에서 신규 건축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고 전했다.
한인타운에서 건축 허가를 받고도 현재 콘도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는 두, 세 곳도 늘어난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업계에서는 14유닛을 지을 때 1,000만달러가 드는 게 적정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 정도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현재 타운에 건설중인 것으로 확인된 콘도는 1,500∼2,000유닛이지만, 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걸 포함하면 5,000유닛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2년 뒤에 이 물량이 다 완공되면 공급이 수요를 넘어 미분양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필립 박 윈부동산 사장은 “한인 개발업자들 사이에서는 콘도 공급이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며 “서서히 몸을 사려야 할 때가 됐다는 시각에 건축 허가 신청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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