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여부 문의 쇄도…`국산김치만 사용’ 광고에도 불안감 확산
식당ㆍ할인매장 매출 감소 우려로 울상…네티즌들도 분통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장하나 기자 = 중국산 김치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된 사실이 보도된 다음날인 26일 음식점과 대형 할인매장 등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출입구에 `국산김치만 사용한다’는 광고문구를 붙이는 등 손님 붙잡기에 나섰지만 손님들의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7.여)씨는 요즘들어 매일같이 국산김치인지 중국산 김치인지 묻는 손님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주 메뉴가 고등어 김치찜과 꽁치 김치찜인 김씨의 식당에서는 100% 직접 담근 김치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손님들이 미덥지 않아 한다는 것.
김씨는 손님들의 불안감이 크겠지만 일부 중국산 김치 때문에 우리처럼 직접 담근 김치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리도 `국산김치만 쓴다’는 광고문구를 붙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청진동에서 40여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이모(71)씨는 이날 식당 창문에 `우리 식당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안내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구의동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정모(50)씨는 평소 담근 김치와 중국산 김치를 섞어서 내고 있다.
정씨는 사실 중국산이나 국산이나 맛을 보고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직접 담근김치를 내고 싶어도 요즘같은 불경기에 종업원 인건비나 식당 운영비 등을 계산하면 한국산 김치의 절반가격에 불과한 중국산 김치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정씨는 우리는 일부나마 담근 김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내가 아는 한 주변 식당의 90%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사다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전 종로에서 김치 감자탕집을 개업한 방모(28)씨는 국내 업체에서 김치를 떼와서 장사하는데 어제 뉴스를 본 뒤에 걱정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김치는 물론 바로 만들어서 내오는 겉절이조차 손도 안대고 남기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지난번 만두 파동 때처럼 장기적으로 식당업계에 큰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대형 할인마트의 경우 국산 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걱정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중국산 납 김치 파동에 따라 매출이 감소되지 않을지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한 대형마트 영업팀 관계자는 우리는 배추는 물론 고추가루 등 재료까지 전부 국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아직까지는 매출 감소 등 부정적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ID(이용자 신분)가 `080com’인 네티즌은 음식점마다 그 집만의 `김치맛’을 맛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인데 요즘에는 비슷비슷한 중국산 공장김치가 많다며 시들시들한 중국산 김치를 보면 다시는 그 음식점에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 `einself’는 자꾸 이런 문제가 터지면 결국 사람들이 식당에서 밥을 안먹을 수도 있을 것이고 나도 이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며 이익을 조금더 남기려다 결국 요식업이 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jswhan4233’라는 네티즌은 식당 김치도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먹거리를 두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에는 강력한 형사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고경화(한나라당) 의원이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중금속 검출검사 결과를 토대로 낸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김치 10종의 평균 납 검출량은 국산 김치보다 3∼5배 가량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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