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마리 서해안 이동…도래지 농가 닭ㆍ오리 전염차단 전전긍긍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에 대해 정부가 14일부터 ‘발생경보’를 발령키로 한 가운데 10일 경기 연천군 한 양계장에서 당국이 서둘러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조류독감의 감염원인 겨울철새 110만 마리 이상이 이 달 말부터 12월까지 서해안 일대에 집중적으로 날아와 닭 오리 사육농가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10일 “가창오리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 수만 마리가 이미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에서 관찰됐다”며 “조류독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공동으로 철새를 포획해 분비물을 검사 한 결과, 현재까지 조류독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겨울에 우리나라로 철새가 대거 날아드는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예방책은 없는 상황이다.
농림부는 이날 “겨울철새를 통한 조류독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14일께 조류독감 발생예보를 발령하고 축산농가들이 야외에서 기르고 있는 닭과 오리를 가둬 기르도록 유도, 철새 등과의 접촉을 차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닭과 오리를 모두 가둬 기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철새가 사육장으로 날아오는 경우도 있어 철새로부터 조류독감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육농가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철새가 조류독감을 사람에게 옮긴 뒤 사람이 농가의 닭과 오리로 전파하기도 하는데 이를 막기는 더 힘들다.
국내 습지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번 겨울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겨울철새는 120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래한 겨울철새가 수만 마리이므로 앞으로도 110만 마리 이상이 더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조류독감을 예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이 올 1월 전국 124개 습지를 대상으로 겨울철새 동시 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182종 118만6,295마리가 관찰됐다. 겨울철새는 2002년 1월 93만2,258마리, 2003년 1월 97만5,516마리, 2004년 1월 112만2,746마리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역별로는 전남 해남 고천암호 13만7,000마리, 전북 군산 금강호 11만6,000마리, 영산호 8만5,000마리, 한강하구 5만4,000마리 등 순이었다. 따라서 이번 겨울에도 이 지역에서 특히 조류독감에 유의해야 한다.
관찰된 종은 조류독감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가창오리가 33만7,000마리로 가장 많고 청둥오리(25만마리) 큰기러기(8만6,000마리) 쇠기러기(8만4,000마리) 등이 다음이었다.
가창오리는 10월 말~11월 초 시베리아 지역에서 도래하며, 10월 초부터 러시아 몽골 지역에서 날아오는 청둥오리는 이미 국내에서 수만 마리가 발견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철새 센서스는 국내 주요 철새 도래지에서 동일 시간에 개체수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조사해 신뢰도가 매우 높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