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나 속옷 상의
스탬프로 찍거나
수를 놓는 예 늘어
‘새라 리’등 의류사
매출도 오르는 효과
셔츠나 속옷 상의 등판 안쪽에 달아 놓아 목 뒷부분을 근질거리게 만드는 작은 천으로 만든 택을 다는 대신 스탬프를 찍거나 수를 놓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중적인 ‘올드 네이비’부터 고급 디자이너 제품 ‘에트로’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헝겊 레이블을 없애는 바람에 이삼년 전만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택 없는 제품은 지난 2년 사이에 모든 의류중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졌다. 사실 택을 다는 것이 제조 원가는 덜 드는데 택을 없애 봤더니 매출이 20%까지 늘었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그와 함께 셔츠 등판 안쪽에 그저 브랜드 네임 정도가 아니라 반짝이는 별이나 독수리등 디자인을 가미하는 추세 또한 시작되고 있다.
NPD그룹의 수석 소매분석가 마샬 코언은 “택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영리한 업체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 알맞게 안쪽까지 디자인된 옷에는 매력이 더해진다”고 말한다. NPD 그룹 조사에 따르면 옷의 크기, 제조회사 이름 같은 것이 적힌 넣은 택 때문에 너무 가렵고 성가셔서 옷을 사기만 하면 가위로 잘라 버리는 소비자들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택을 항상 잘라 버리는 브렛 머피는 최근 ‘아메리컨 이글 아웃피터스’에서 택이 달리지 않은 여덟번재 티셔츠를 샀다. 에메럴드 그린색 셔츠의 등 안쪽에는 반짝이는 금색 스탬프가 찍혀 있다.
앤 태일러 스웨터에 달린 택. 25%의 소비자가 매우 싫어한다.
가장 앞장서서 택을 없애버린 업체인 ‘새라 리’사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한 응답을 겸해 3년전 속옷 라인 ‘헤인즈’ 상의의 택을 없애봤다. 그랬더니 몇년동안 변화가 없었던 매출이 10%나 증가했다.
이후 속옷 하의등 다른 제품으로도 확대시켰고 이제 헤인즈의 여성및 아동용 제품에는 택이 전혀 없다. 헤인즈는 ‘택리스 티’라는 용어에 대한 판권까지 갖고 있다. 새라 리의 ‘베얼리 데어’ 브랜드는 택이 없어진 이후 브라는 20%, 팬티는 15%가 더 팔리고 있다. 사실 택을 달지 않으면 제조 원가가 10% 정도 더 들지만 그만큼 매출이 증가한다면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소매 분석가들은 말한다.
택을 대신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헤인즈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이용하는 것은 실크 프린팅이다. 열전사 기술로 옷감에 도장을 찍는 것이다. 헤인즈는 최근 한 단계 더 전진, 양말의 코 부분에 헤인즈라는 단어를 핑크, 보라, 초록색으로 써넣기도 했다. 빨래를 분류하거나 아이들이 양말을 제 짝 찾아 신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헤인즈는 레이블을 달지 않고 찍는 것을 제품의 특성으로 간주, 시각적으로도 매력있게 디자인하고 있다. 그 결과 더울 때는 빨간 레이블이 보이도록 헤인즈 탱크 탑이나 A셔츠를 뒤집어 입는 소비자들이 생겼을 정도라고 신디 로치오 대변인은 자랑한다.
새라 리의 성공을 보고 ‘에로포스탈’‘바나나 리퍼블릭’‘홀리스터’‘나이키’등 다른 업체들도 스탬프 레이블을 패션 스테이트먼트로 삼기 시작했는데 ‘홀리스터’의 폴로 셔츠 라인중 하나에는 회사 로고와 옷감의 성분, 세탁지침 이외에 밝은 노란 색으로 퍼져 나가는 햇살도 같이 찍혀 있다.
올 가을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리오니도 택을 달지 않은 옷을 몇가지 내놓았다. 그중 2,350달러짜리 오렌지와 초록색 캐시미어 코트에는 ‘브리오니’라는 3인치 높이의 글씨가 수놓아져 있다. 브리오니의 미국 도매시장 담당 드레스및 스포츠웨어 대리인 마시 스미스는 “옷 안까지 디자인을 한 것이니 조금 더 좋아진 것”이라고 말한다. 브리오니는 또 여전히 택을 단 옷에도 신경을 쓴다. 레이블 전체를 빙 둘러 박아 살에 긁히지 않게 한 것이다.
분석가들은 택을 없앤 옷들의 등장은 시의적절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소매업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실크가 아니라 값이 더 싸고 거친 질감의 아세테이트 택을 달아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기 때문. 덕분에 택을 없애는 쪽으로의 변화가 더 잘 수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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