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위상 확립을 위해서는 2세들의 정치력을 더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병갑 교수(사진.뉴욕 퀸스대학)는 22일 재외한민족재단(대표 이정우)이 ‘한인 스몰 비즈니스의 특성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마련한 세미나에서 “한인 2세들이 부모 세대가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문 직종을 많이 갖고 있다”며 “주류사회 진입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편한 삶에 안주해 정치의식이 낮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즉 한인 1세는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에 많이 종사하고 영어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음에도 권익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단결이 잘 돼있고 각종 로비활동도 활발한 반면 미국서 태어난 2세는 이에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민 교수는 “오히려 1.5세가 부모 세대를 도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연방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한인 1세들의 자영업 비율은 23.2%였으나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는 8.6%만이 자영업자였고 전문직 종사자는 42.3%에 달했다.
이와 같이 한인 2세들이 부모 세대의 가업을 물려받지 않는 이유는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일해야 하는 노동집약적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고 대부분 고학력에 영어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어 힘들게 일하려 하지 않는다. 또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에 진출하기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민 교수는 한인들이 흑인이나 라티노 주민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백인 도매업자들에게서 물건을 조달 받는 등 타민족과 연결되는 비즈니스에 많이 종사함으로써 인종 갈등의 여지가 많은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인들은 보다 많은 이익 창출을 위해 범죄 위험이 높은 지역을 마다 않고 뛰어드는 등 모험적이고 적극적인 비즈니스 운영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곧 타민족과의 분쟁이 그만큼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분쟁과 갈등은 한인상인들을 단결시켜 정부나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시위와 로비활동을 펼치게 만드는 요인이 됐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인 1세들은 예상 밖으로 높은 정치력을 갖게 되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민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각 도시 마다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자기 민족들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중국계 주민들과 뚜렷이 비교된다”며 “중국인들은 타인종이나 지역 주민들과의 분쟁보다는 내부적인 갈등이 더 많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한인 비즈니스업계의 성장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들도 열거했다.
그는 “한인 상인들이 영어 구사력을 증진시키고 타민족의 문화와 풍속을 배려하며, 외국인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등의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관행을 먼저 근절해야 한다”며 “미 주류사회의 소비 패턴과 문화의 변화를 잘 이해한 뒤 우리만의 상품을 적절히 개발해 내놓을 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연방 스몰비즈니스국의 조셉 로도 워싱턴 디렉터의 강연도 있었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