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왼쪽)이 배석한 가운데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후임자로 지명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물가안정’무게… 향후정책 관심
그린스펀 기조유지 전망 유력
“경륜 부족” 일부선 불안감도
‘경제 대통령’이 앨런 그린스펀에서 밴 버난케로 교체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갖는 큰 무게 때문이다.
■물가목표 설정할까?
버난케가 정책 견해에서 그린스펀 의장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FRB에 큰 변화가 있을 걸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버난케도 지명 직후 “그린스펀의 경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하지만 버난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물가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린스펀과 다른 입장이었다. FRB가 물가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통화정책의 근간이 서고 투자자들이 FRB 정책을 정확하게 예견, 합리적으로 투자할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버난케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버난케 카드’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버난케가 물가 안정에 지나치게 무게를 실으면 경제성장이 희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난케가 통화정책과 FRB의 통화정책 운용에 확고한 주관을 갖고 있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정책을 쓸 것으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아울러 경제문제에 복잡한 수학과 통계학 방법을 적용하는 계량경제학의 대가라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시각도 있다.
■정치적 독립 유지할까?
버난케는 공화당원이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잘 유지해왔다. 찰스 슈머 뉴욕주 민주당 상원의원이 “사려 깊고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 버난케가 인플레 진정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호평할 정도다. 그의 지명 소식이 전해진 뒤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긍정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난케는 상원 인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6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에 오르기 전 이미 인준절차를 거쳤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인준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 하다.
■그린스펀 그늘에서 벗어날까?
버난케는 2002년 이전까지 미 경제계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학자였다. 난해한 실물 경제를 버난케가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거기서 나온다.
특히 79세 백전노장 그린스펀에서 갑자기 51세로 낮아지면서 경륜 부족에 따른 불안감도 크다. 버난케 앞에 놓인 경제 상황도 만만치 않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붕괴 우려를 그는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버난케는 미국 경제를 낙관하며 자신감을 내보인다. 건강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을 모두 이루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그는 “높은 유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올 목표로 세운 성장률 3.4%는 꼭 지킬 것”이라며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핵심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나는 주류 경제학자로 시장의 힘을 통해 어려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비판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 임명, 이사 7명이 운영
FRB는 1907년 최고조에 달했던 일련의 은행 파산 끝에 1913년 탄생했다. 새 시스템은 은행 시스템 감독, 체크 결제 시스템 합리화, 예금 인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이 단기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구축됐다.
FRB는 중앙은행이 서로 상충되기 쉬운 고용 증대, 물가 안정, 금리 적정 수준 유지 사이에서 최적의 조합을 이끌어내도록 감독한다. FRB는 단기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공개 시장에서 증권을 사고 팔아 금리를 조절한다. FRB는 물가가 상승할 때 금리를 올리고, 경제가 후퇴하거나 성장률이 떨어질 때 금리를 낮춘다.
본부는 워싱턴 DC에 있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사(governor) 7명이 운영한다. 이사 임기는 단임 14년으로 연임이 허용되지 않는다. FRB 산하의 12개 지역 중앙은행은 각각 총재를 두고 지역의 경제 사정에 정통하도록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FRB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는 일년에 8번 소집된다.
<관계기사 3면·김호성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