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산 식품·약재 이대로 괜찮은가? 1?
올 추석 때 한국에서 눈길을 끈 기사가 있었다. ‘조상님 죄송합니다’란 제목의 이 기사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의 국적을 추적했다. 한해 땀흘려 거둔 햇곡식·햇과일을 조상께 올리는 것이 차례상의 원래 의미지만 이제는 우리의 차례상이 온통 수입 식품으로 뒤덮였다는 풍자적 기사였다.
최근 중국산 식품에서 기생충 알부터 납 성분까지 온갖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해서 한국에서 난리다.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이곳은 과연 중국산 등 해외 식품의 안전지대일까. 수입 식품의 유통실태와 안전도 등을 세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 중 집에서 직접 만드는 탕과 산적을 제외한 나머지 18가지 음식 중 한국산은 배와 강정을 포함해 9~10가지에 불과하다. 나머지 조기와 대추 등 6가지는 중국산이며, 닭 등 2가지는 미국산이다. 제조·유통 과정에서 허점 요소가 많은 중국산 등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한인마켓에서 중국산 식품의 침투가 완벽하게 이뤄진 것은 해산물 분야다. 조기의 경우 100%가 중국산이라고 보면 되며 일부 월남산도 포함돼 있다. 한국산 조기 값이 중국산에 비해 두세배나 비싸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농산물의 경우 싱싱한 생식품에선 중국산이 적지만 말린 식품 등에서는 중국산의 점유율이 높다. 가까운 거리 때문에 한국에는 중국산 생식품의 수입이 많지만, 미국까지는 ‘다행히’ 운송거리가 너무 길어 가공식품 쪽에 중국산이 몰린다는 것이다.
말린 상태에서 수송되는 고사리, 도라지, 대추는 거의 전량이 중국산이며, 마늘 역시 중국산이 대세다. 대추의 경우 중국산 말린 대추는 파운드당 2~3달러에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산 생대추는 파운드당 5~6달러로 두배 정도 비싸다.
중국산이 태평양 건너 한인마켓까지 장악하는 원인은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
한인 마켓의 한 관계자는 “한국산 고사리는 중국산보다 10여배나 더 비싸다”면서 “열배나 더 비싼 한국산 고사리를 한인 고객들이 선택할지가 미지수”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큰 문제가 된 중국산 김치는 사실상 한인마켓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훼어팩스의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얼마전 중국산 김치가 수입된 적이 있었지만 운송거리가 길다 보니 신선도에 문제가 있어 거의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따라서 중국산 김치가 거의 발을 붙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산 김치는 드물다지만 정말로 큰 문제가 남아 있으니 그것은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김치 중 상당수가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다는 점.
식품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산과 중국산 고춧가루의 가격차가 여섯배나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직수입되는 ‘브랜드 김치’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국산 고춧가루를 쓴다고 봐도 된다”며 “중국산 고춧가루에 대한 품질검사를 더욱 강화해 안전한 김치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인마켓 공동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중국산 식품을 불량식품으로 보는 인식은 잘못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생산·가공·유통 과정에서 허점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으므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태·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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