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민족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의 모임인 국제결혼여성 세계대회를 서울에서 마치고 돌아왔다.
12개국에서 모인 국제결혼 여성들은 개성이 강했다. 진솔한 삶의 진과 아름다운 마음의 선과 사람 냄새가 나는 미가 함께 어우러진 너무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들을 나는 보았다.
울고, 웃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기회가 된 이번 대회는 3박4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3~4년은 흐른 것처럼 오랜 기간으로 느껴진다.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동족으로부터 사람대접을 받은 것 같다는 한 참가자는 그 동안의 설움을 못이기고 가슴속에 오래 고인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래, 내 조국이야” “우리도 한국의 딸” “우린 조국을 사랑해요”… 우리는 소리쳤다.
50년 동안 받은 숱한 차별로 자신을 할퀴고 짓밟은 조국을 감싸 안고, 그들을 용서해 주라고 기도한다는 국제 가족 정동권씨는 “이제 내가 받았던 놀림, 차별을 없애서 저 모든 어머니들이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며 “우리 혼혈 1세대가 낳은 자녀들만큼은 놀림이나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혼혈인이 아닌 국제가족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이번 대회는 국회에 우리 국제 결혼 가족들의 의사를 처음으로 전달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혼혈인들에 대한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국제결혼여성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세계 각처에서 조국을 위해 일하고있는지를 알리는 기회였다.
이번 방문중 우리는 예상외로 정중한 대우를 받았으며 한국인들의 인식이 깨우쳐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더 없는 기쁨이었다. 또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들이 하나로 뭉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국제결혼여성들의 권익신장과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더욱 훌륭히 수행하게 될 것이다.
첫날, 개막식에 이어 전야제에는 국제가족들 외에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이광규 재외 동포재단이사장 등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손에 손잡고 같이 불렀다.
둘째날, 지은희 전 여성부장관과 이광규 재외동포재단이사장의 강의가 이어졌고. 장하진 여성 가족부 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장 장관은 “여성가족부가 2001년부터 한민족 여성간의 견고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하여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를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대회의 핵심이었던 세째날 국제 결혼여성 세계대회 방문단 대표 10명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방문해 여성가족위원장 김애실 의원,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낸 한명숙 의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국제결혼여성과 한국 내에 있는 혼혈인들에 대한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특별법으로 제정할 것과 혼혈 자녀들에게 정치, 경제, 교육 등 각 분야에서 균등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제화시대에 발맞추어 한국이 달라지고 국제결혼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도 이번 기회를 통해 사라지면서 우리를 자랑스런 한국의 딸로 생각하게 될 날이 곧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깊고 깊은 정과 그윽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모임, 우리도 한국의 딸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대회였다.
실비아 패튼
한미여성회
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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