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한인들
미주한인들에게는 생소한 전쟁의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자랑스런 한인들의 리더십으로 아프가니스탄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동의 땅에서 활약하는 한인들을 소개한다.
“고객들에 한국의 맛 대접 큰 보람”
한식당 ‘아리랑’김동환 대표
아프간내 유일한 한식당인 ‘아리랑’을 경영하는 김동환(50·사진) 사장.
지난 12일은 김 사장의 가족이 아프간에 들어온지 정확히 1년째 되는 날. 이날 저녁 아리랑 식당에서는 조촐한 축하파티가 열렸다. 김 사장은 “아직은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모래바람 부는 날씨가 불편하지만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다”며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김 사장 가족은 아프간에 오기 전 10년 정도 인접한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했다.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민, 현지에서 대기업 딜러십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던 김씨가 아프간 이민을 결심한 것은 불안한 우즈베키스탄의 내정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점진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펼쳐 이민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아프간이 인접 국가인데다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 같아 2002년부터 준비해 이주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리랑의 지난 1년간 운영 성적표는 괜찮은 편. 아프가니스탄내 교민수가 200여명에 불과해 한인만을 상대로 장사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영리 기구(NGO)에 근무하는 타민족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했고 그 결과 전체 매상의 90% 이상은 백인손님들이 올려준다. 제일 반가운 손님은 카불 대사관과 NGO에 근무하는 한인 직원들과 한국으로부터 방문하는 언론사 기자들이다.
한식 재료라고는 시금치가 전부인 아프간에서 최상의 한식을 제공하기 위해 김씨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재료를 공수한다. 음식가격은 LA와 별 차이가 없지만, 아프간에서 맛있는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손님들은 대만족이다.
“아프간은 물이 안 좋고 귀하기 때문에 정수기에 대한 인기가 높을 것 같아요. 벌써 대사관과 NGO 등에 40대나 팔았어요”라는 김 사장은 오늘도 한인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땅에서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있다.
“우수한 국민성 밝은 미래 보장”
유영방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 인터뷰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밝습니다”
카불주재 한국 대사관 유영방(사진) 대사는 우수한 국민성, 풍부한 자원, 미국식 시스템 도입 등이 향후 아프가니스탄의 발전을 낙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조속한 치안 확보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만 이뤄진다면, 서남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공무원의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아프가니스탄 공무원들을 한국에 초청하고 있으며 카불에 현대식 공무원 연수센터를 건설, 국가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
태권도 인구가 20만명이 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한국에 큰 호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6.25의 잿더미 속에서 일어난 한국식 개발모델에 관심이 높다.
유 대사는 인도에서 거둔 한국기업의 성공이 이곳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한국은 1억6,000만달러 규모의 상품을 아프간에 수출했다고 자랑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로건설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환기업 관계자들. 왼쪽부터 황기원 과장, 정운화 현장소장, 문상욱 과장.
노동자들에 높은 임금 지급 ‘인기 짱’
삼환기업 임직원들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상업도시 마자르샤리프. 이 곳에서 가장 인기좋은 기업중 하나는 한국의 중견 건설업체 삼환기업이다.
2003년 순환 고속도로 건설사업 입찰에서 중국과 터키 업체를 따돌리고 공사권을 획득한 삼환은 작년부터 마자르샤리프를 중심으로 465km 구간의 도로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만 1,000명 이상의 인력이 동원되는 대공사인 관계로 고용을 많이 하고, 단순직 노동자들에게 공무원보다 2배나 높은 임금을 지불하니 당연히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나라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기업인 삼환의 마자르샤리프 건설현장은 3명의 베테런 직원인 정운화 소장과 황기원 과장, 문상욱 과장이 이끌고 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사우디, 예멘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의 해외건설 현장 경험은 총 40년에 달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오락시설이 전혀 없고, 안전문제 때문에 이발사도 회사내로 불러들여 머리를 깎아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보람은 크다. 25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모든 산업시설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 국가경제의 초석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운화 소장은 “처음에는 인터넷도 없었는데 지금은 KBS 방송도 나와 한결 나아졌다”며 “주 6일 새벽 5시부터 현장에 나가야 하는 강행군보다 힘든 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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