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판 장터인 윈터미팅에서 커미셔너 버드 실릭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판 장터’인 연례 윈터미팅이 5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막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30개팀 관계자들,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과 에이전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수를 사고 파는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협상하는 윈터미팅은 지난 2000년 이후 5년만에 다시 텍사스로 돌아왔다.
지난 2000년 윈터미팅은 사상 최초이자 아직도 유일한 2억달러 계약(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5,200만달러)을 만들어낸 기록을 갖고 있는데 올해 윈터미팅에서 이런 몬스터 빅딜이 터져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 FA클래스가 거물급이 별로 없는 데다 이미 올해 FA클래스의 탑 선수들 중 상당수가 새 팀과 계약을 마친 뒤여서 올해 윈터미팅은 FA 빅딜보다는 트레이드 논의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윈터미팅에 오기 전에 이미 구원투수 빌리 와그너와 B. J. 라이언을 비롯, 1루수 폴 코너코와 외야수 브라이언 자일스, 숏스탑 라파엘 퍼칼 등 탑 FA들이 계약을 마친 가운데 남은 FA가운데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자니 데이먼(보스턴 레드삭스), A. J. 버넷(플로리다 말린스), 케빈 밀우드(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이 고작이다. 따라서 올해 장터의 포커스가 프리에이전트 계약이 아니라 트레이드 논의에 모아지는 것이 당연. 그리고 트레이드 논의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레드삭스의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의 거취다.
5년전 텍사스 윈터미팅에서 8년간 1억6,000만달러라는 초대형 빅딜을 터뜨렸던 라미레스는 지난 2004년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며 시리즈 MVP에 오른 메이저리그 최고의 슬러거. 하지만 그는 보스턴 생활이 싫다며 팀에 트레이드를 공식 요청한 상태여서 과연 그가 어디로 향할 지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물론 어느 팀이라도 라미레스의 방망이를 얻는 것이 싫을 리 없겠지만 그는 아직도 3년간 5,700만달러 이상의 거액 계약이 남아있고 또 레드삭스가 그를 헐값에 넘겨줄 이유도 전혀 없어 과연 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 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 레드삭스가 티오 엡스타인 단장의 사임이후 아직도 후임단장을 구하지 못해 부단장 제드 호이어 체제로 윈터미팅에 나서고 있다는 점. 호이어는 라미레스의 가치에 걸 맞는 오퍼가 아니라면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라미레스 외에도 올해 트레이드 마켓에서 이동이 예상되는 거물급 선수로는 데이빗 웰스(보스턴), 배리 지토(오클랜드), 크리스 벤슨(뉴욕 메츠), 하비에어 바스케스(애리조나) 등이 꼽히며 알폰소 소리아노와 행크 블레이락(이상 텍사스) 등도 투수들과 교환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바쁜 팀은 고액연봉 선수들은 쫓아내는데 혈안이 된 플로리다 말린스. 이미 2003 월드시리즈 MVP인 자시 베켓을 비롯, 3루수 마이크 로월, 1루수 카를로스 델가도, 2루수 루이스 카스티요, 캐처 폴 로두카 등을 트레이드로 내보낸 말린스는 이젠 팔 선수조차 얼마 없지만 다음 타깃으로 센터필더 후안 피에어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린스는 지난 시즌 6,000만달러였던 팀 페이롤 가운데 벌써 3,200만달러 정도를 감축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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