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불멸의 사랑’에서 어머니와 딸로 분한 줄리아 조(왼쪽)씨와 리사 강씨.
■연극 ‘불멸의 사랑’
한인 줄리아 조
주연 루링 역 맡아
스타탄생 예고
내일 오후 8시 노리스 센터 포 아츠서 공연
중국계 여류작가 에이미 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불멸의 사랑’(Immortal Heart)이 남가주를 찾아왔다.
‘조이럭 클럽’(The Joy Luck Club)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에이미 탄의 소설 ‘접골사의 딸’(The Bonesetter’s Daughter)에 실린 네 번째 이야기가 원작으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머니와 딸이라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2004년 베이 지역 연극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앙상블 연기상을 휩쓴 이 연극은 한인배우 줄리아 조(23·한국명 조보라)라는 연극계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보통의 연극 무대와는 달리 같은 문장을 2∼3인이 나누어 말하는 낭독(reading) 형식을 띠고 있어 배우들의 몸짓과 말투에 절대 의존하는 이 작품에서 조씨는 베일에 싸여있는 어머니 루링(LuLing)의 어린 시절로 분해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루링이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쓰다가 먹으로 범벅된 눈물을 흘리는 조씨의 연기는 숨죽이며 무대만 쳐다보던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했고, 샌프란시스코 연극비평가들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녀에게 최우수 앙상블 연기상을 안겨주었다.
조씨는 “아시안 여성 성장소설을 주로 써온 에이미 탄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열심히 연습했으며, 극중 인물이 지니고 있는 진실을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조형철·희선씨의 2녀1남 중 장녀인 조씨는 고교 시절 연극에 심취하기 시작해 UC버클리에서 언어학과 연극을 전공했다. UC버클리의 연극무대를 주름잡던 연기파 배우로, 버클리 최고의 연기상인 아이즈너상(Eisner Prize)을 수상했고 존 케이지 트러스트 펀드가 초연한 연극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뒤샹, 에릭 사티: 알파벳’으로 베이 지역 연극계에 데뷔했다. 이번 연극이 두 번째 작품.
이번 연극에는 북가주에서 활동하는 한인배우 리사 강씨가 극중 ‘유모’(Precious Antie)로 불리는 루링의 생모로 등장, 실어증을 앓는 기구한 운명의 어머니역을 맡아 열연한다.
에이미 탄 원작 델리아 맥더걸 연출의 ‘불멸의 사랑’은 10일 오후 8시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에 있는 노리스 센터 포 아츠(Norris Center for the Arts, 27570 Crossfield Dr.)에서 공연한다. 티켓 24∼36달러. 문의 (310)544-0403 www.norristheatre.org
화해와 용서, 사랑 속에 행복이 있다는 진리를 깨달아가는 모녀 이야기
에이미 탄 원작의 연극 ‘불멸의 사랑’
에이미 탄은 미국식 생활방식에 동화된 중국계 2세대 여성들과 기구했던 어머니 세대의 인생유전, 세대간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 소설을 써왔으며, ‘접골사의 딸’(The Bonesetter’s Daughter)은 3대에 걸쳐 어머니와 딸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접골사의 딸’이란 제목은 자신의 이야기는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대필 작가 루스의 할머니, 즉 루링의 어머니인 유명한 접골사의 딸 리우신으로, ‘프리셔스 앤티’라고만 알고 있었던 여인이다.
이 중에서 ‘불멸의 사랑’은 2000년 12월25일과 1월1일자 뉴요커(The New Yorker)에 실린 단편으로, 실어증을 앓는 루링의 어머니인 프리셔스 앤티와 루링이 숨겨진 진실과 그것을 파헤치는 과정, 불화를 넘어 화해로 향하는 이야기 속에서 진실과 사랑, 용서 속에 행복은 있다는 진리를 찾아가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이야기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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