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쾌한 해명과 사과 선행되어야
▶ 달라스 칼럼
새해 벽두 화두를 무엇으로 해야하나. 마음이 무겁다. 다른 분들도 모두들 그래 보인다.
심란한 마음으로 찾은 제29대 한인회 시무식. 간판과 현판으로 근사하게 구색을 갖춘 모습이 꽤 괜찮아 보인다. 29대 집행부의 공식 출발을 알리는 시무식은 일단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한인회 깃발과 회계장부를 넘겨받지 못한 ‘반쪽짜리’ 출발이란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
엄밀히 말해 당선을 됐으나 취임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멀리 남가주 샌디에고 한인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한인회 상황이 달라스 한인사회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시원(始原)은 ‘야합’에 따른 부정선거다.
야합(野合)의 한자말 풀이는 들판에서 이뤄지는 암수간의 교미이다.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떳떳하지 못한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어울림으로 나와 있다. 주로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처럼 들린다.
한국 근대정치 사상 가장 ‘극적인’ 야합은 노태우-김영삼-김종필 세사람의 야합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당시 노태우 대통령 앞에서 다소 궁색하게 서있던 두 야당 당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이때 YS의 ‘야합’ 논리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였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YS는 ‘호랑이’를 때려 잡았다. 하지만 YS 문민정부의 군사정권 잔재척결 업적에도 불구하고 YS는 ‘야합의 한 축’이라는 꼬리표를 오랫동안 달고 다녀야했다. 특히 그가 야합에 대해 명쾌하고 속시원한 사과와 해명이 없었기에 그 꼬리표의 수명은 더 길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이 있다. 손바닥 하나만으로는 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야합의 당사자인 전 한인회장 김윤원 씨는 더이상 언급하지 말자. 그는 이미 지난 한인회장 선거의 야합 행위에 대해 ‘폭탄선언’을 한 뒤 자폭, 침몰했지만 사람들은 한 손바닥으로 낸 소리에 더이상 귀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이제 시선은 나머지 손바닥으로 몰리고 있다. 김윤원씨에 따르면 한인회장 후보 김호씨는 분명 ‘야합의 한 축’ 이었다. 이를 부인하기에는 정황적 근거가 너무 또렷하다.
김호 씨는 자신의 선출과정이 ‘순백무결’은 아니지만 절차상 크게 문제될 만한 하자는 없었다고 강변해왔다. 맞다. 비록 박수를 통해서지만 총회를 통해 당선됐고 선관위로부터 당선증까지 받았은 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도자의 덕목은 ‘절차상 無하자’ 뿐만이 아니라 ‘도덕상 無결함’까지 요구한다.
만약 김호 씨가 ‘절차’에 집착한 나머지 ‘도덕’과 ‘상식’을 거스른다면 그가 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숭고한 의지마저 훼손될 수 있다. 적어도 ‘야합’ 부분에 대한 명쾌한 해명과 사과가 선행되어야 맞다. 이곳 여론은 그가 잘못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한다면 얼마든지 그를 재추인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인회 시무식 인사말에서 마틴 루터 킹목사를 인용하며 달라스에 새로운 한인사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신하고 괜챦은 발상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인정할 것은 솔직히 인정하는 ‘통 큰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한다. 그게 리더로서의 솔선수범이다. 달라스는 지금 그런 모습의 한인회장을 원하고 있다. <김영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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