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학을 주제별로 살펴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다인종 주제를 다룬 작품들을 살펴보는데, 다인종 이슈는 이미 현실이며 앞으로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더욱 더 중요해 질 것이다. Linda Sue Park과 함께 작품 수와 질 면에서 주목할 만한 한인 작가로 마리 리의 아동 작품들을 이미 소개한 바 있다. 사실 마리 리는 청소년 작가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녀의 최신작인 ‘누군가의 딸’(Somebody’s Daughter)과 ‘필요한 거칠음’(Necessary Roughness)을 알아보자.
먼저 ‘누군가의 딸’은 한인 입양아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성숙해 가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어찌 보면 상투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으나 이 작품은 다르다. 작가가 미국에서 성장한 탓에 실제로 느끼고 경험한 실감이 넘쳐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사라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네소타 백인 가정에 입양돼 성장한다. 자신을 낳아준 친 부모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줄 알고 자란 사라는 한국의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나갔다가 그 곳에서 자신이 버려진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사라가 겪는 정신적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소설은 한국의 입양아 실태를 고발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자신의 정체성, 부모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또 극복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훌륭히 표현하였다.
마리 리의 다른 작품 ‘필요한 거칠음’(Necessary Roughness)은 아시안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작은 백인 마을에 주인공 가족이 이사 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찬의 가족은 LA에서 미네소타의 작은 백인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된다. 이사 후 찬의 가족은 각종 인종차별과 편견에 시달리게 되는데 찬의 가족이 마을의 유일한 아시안이다. 찬과 여동생 영은 이민 1세 한인 부모가 갖고 있는 한국식 사고방식, 교육방식으로 인해 이중삼중으로 고민하고 방황하는데 찬은 특히 엄격한 아버지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러나 어느 날 여동생 영이 자동차 사고로 갑자기 목숨을 잃게 된다. 찬과 가족은 이 사고 후 더욱 단결하고 가족간의 이해와 사랑은 돈독해진다. 작가 마리 리는 찬의 눈을 통해 다인종이 모여 사는 LA에서 백인 마을의 football팀에 들어가 겪는 인종 차별과 편견을 실감 있게 묘사하는 동시에 한인 이민 1세 아버지와 이민 2세 아들간의 세대 갈등 역시 깊이 있게 그리고 있다.
다음으로 LA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남가주에 사는 독자들에게는 특별한 감흥을 주는 루이스 로드리게즈(Louis J. Rodriguez)의 ‘항상 달리는: 미친 삶: LA에서의 갱 생활’(Always Running: La Vida Loca: Gang Days in LA)을 소개하고 싶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LA의 멕시코 계 갱들의 암약을 그린 소설로 매우 적나라하고 고발적이다. 저자 로드리게즈는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로써 왓츠와 East LA에서 성장했으며 현재는 도심 내 갱들간의 평화를 도모하는 운동을 주관하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 내 빈곤, 인종차별, 경찰폭력, 저소득층 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불평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우리의 이민 2세 자녀들, 또 부모들도 다양한 주제의 소설을 접함으로써 자녀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민 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발전적으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동도서 전문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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