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출마 자격을 규제하고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는 내용의 워싱턴한인연합회의 회칙 개정안이 전직 회장단 등의 반대 속에 강행 처리됐다.
한인연합회(김영근 회장)는 4일 낮 임시총회를 소집, 논란이 돼온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여러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개정 회칙의 적용을 올해부터가 아닌 34대 선거부터로 하는 수정안을 다시 제출, 표결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개정안은 회장 후보에 대해 “한인연합회의 임원, 이사, 고문, 자문으로 12개월 이상 봉사한 자이어야 한다”는 자격조항이 추가됐다. 이에따라 한인연합회 관계자가 아니면 회장 출마를 할 수 없게 됐다.
또 선거 시행세칙에서 회장 후보가 제출할 서류중 “이사, 고문, 자문회비 납부필증”이 추가됐으며 후보 등록금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대폭 인상됐다. 또 이와는 별도로 커뮤니티 센터 설립 기금으로 쓰일 1만달러가 추가돼 출마자는 총 4만달러를 내야한다.
뷔페식당인 만나도에서 열린 임시총회는 한인회측에서 버스로 동원한 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스런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회칙 개정에 반대해온 박규훈, 강철은, 신필영, 오석봉, 정세권, 김성래, 송제경등 전직 회장단과 정갑진, 정운익씨등 한인사회 원로들은 차례로 발언권을 얻어 이번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신필영 전 회장은 “선거 과열 방지를 명분으로 개정하는 건 실질적으로 공민권을 제한하는 처사”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규훈 전 회장은 “회장 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은 패거리 정치의 전형”이라며 현 집행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연합회 김홍식 수석부회장은 “전직 회장들이 후배 회장을 돕지는 않고 반대만 한다”며 반격했다.
강철은 전 회장은 입후보 비용의 과다함을 지적했다. 그는 “등록금을 높이고 출마 제한을 하면 한인회는 돈 있는 사람만 나오는 주식회사가 된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한인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근 회장은 “후보들의 버스 동원 등을 막는 등 선거 공영제를 생각하다 보니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불가피론을 폈다.
한편 개막에 앞서 임시총회 회의 절차에 대한 이의도 제기됐다.
오석봉 전 회장은 “사회자나 발언자등이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총회가 진행되는 건 안된다”며 진행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갑진 전 부회장도 “이런 무례한 회의는 없다”며 “이 자리서 결론을 내리면 개정안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행처리시의 부당성을 사전 경고했다.
정운익 전 자문위원은 “이번 총회 자체가 문제”라며 임시총회를 통해 회칙 개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집행부측을 겨냥했다.
정세권 전 회장은 “동포사회 여론 수렴을 위해 공청회등 절차를 밟은 후 다음 총회에서 다루자”고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반대론이 거세지자 한인연합회측은 김인억 부이사장을 시켜 2008년 선거부터 개정안을 적용토록 하는 수정안을 제출, 거수로 표결처리했다.
이어 김영근 회장은 “279명 참석에 217명이 찬성, 통과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한인사회 원로들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개정안을 강행처리한데다 총회 성원을 위한 노인들의 버스 동원, 부정확한 표결 집계등으로 두고두고 논란거리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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