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 따지는 한국여성 싫어” 확산
국제결혼 70%가 서울·경기 거주자
서울에서 헤드헌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로운(37)씨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인천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호남형에 경제력까지 갖춘 이씨는 일에 몰두하다 혼기를 놓친 뒤 몇 차례 선을 봤지만 조건만 따지는 한국 여성들에게 질려 국제결혼을 결심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경남 창원의 기계제작사 대리로 재직 중인 황진욱 (35)씨는 작은 키(160㎝)로 퇴짜를 놓는 여성들에게 실망, 베트남행을 결심했다.
개발도상국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초혼의 고학력 도시 거주자들에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장가를 못 가 애를 태우던 농어촌 지역 노총각이나 재혼자가 주로 문을 두드리던 국제결혼이 30대 초중반은 물론 20대 고학력 도시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국제결혼전문업체 인터웨딩의 경우 지난해 인터넷 회원 가입자 가운데 77%가 35세 이하 남성이었다. 고경남 국제사업부 실장은 “지난 2002년께부터 고학력 직장인들의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해 이제는 전문직 종사자나 공무원까지 국제결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외국인을 아내로 맞아들인 남성 2만5,594명 가운데 69.6%가 서울과 6대 광역시, 경기도 거주자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01년 2,527명에서 2004년 6,565명으로 3년 새 2.6배나 늘었다. 여성의 국적은 중국이 1만8,527명(72.4%)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462명), 필리핀(964명), 몽골(504명), 태국(326명), 러시아(318명) 등의 순이었다. 일본과 미국 여성은 각각 1,224명과 344명에 그쳤다.
도시 남성이 개도국 여성을 배필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조건을 앞세우는 한국 여성과 결혼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고 실장은 “국제결혼을 택하는 남성 대부분은 우리 여성들에게 상처를 입은 사람”이라며 “부모를 모셔야 한다거나 모아둔 재산이 많지 않은 남성들이 한국 여자와 결혼하기 힘들어 외국에서 배우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