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저항 시인었던 김지하씨가 저명한 생명과 평화의 운동가가 되어 LA를 찾아온다.
평화는 어느 문명이나 인종, 나라, 종교에 걸쳐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다. 그리스시대에는 평화의 여신이라는 에이레네, 구약시대에는 평화 사상으로서의 샬롬, 로마시대에는 정치적 평화를 나타내고 팍스로마나가 평화를 상징했었다.
동양도 서양과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에 갈등과 다툼, 전쟁이 끊임없이 벌어지면서 평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 왔는데 유달리 불행을 많이 겪은 우리 민족도 예외는 아니어서 토속 종교와 유교, 불교, 기독교 등 신앙공동체를 통해 온갖 고통과 한을 풀어가며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노력해 왔던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9.11사태 이후 평화는 아주 친숙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미국 중심의 전략적 사고 속에는 문제의 근원에 대한 이해와 재발 방지를 위한 평화보다는 강대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의미에서 힘에 의한 응징으로서의 테러와의 전쟁이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9.11에서의 희생자 못지 않은 수의 사람이 테러와의 전쟁으로 희생되었으며 이전보다 기독교와 이슬람권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볼 때 힘에 의한 굴복, 응징과 보복,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국제적, 국내적 현실 속에서 평화의 문제는 더 이상 정치 군사적 주제만이 아니라 실존적 삶의 차원에서 새롭게 다루어야 하는 비폭력적 주제가 되고 말았다.
냉전의 세기에 전쟁과 평화의 격전지였던 한반도는 탈냉전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냉전의 고도로 남아있으며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온갖 갈등과 대립과 성폭력과 양극화의 전시장이 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때 김지하 시인이 벌이고 있는 특별한 평화운동인 생명정치, 생명경제, 생명사상은 가뭄의 단비처럼 신선하고 활기에 찬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김지하 시인은 21세기에 넘어와서도 지속되는 전쟁, 테러, 기아, 환경재앙 등을 죽음의 문화로 규정하면서 새로 정착해야 될 문명사회를 생명 중심의 신문명, 곧 살림의 문명이라고 이름짓고 있다.
오는 4일 저녁 코리아타운에서 열릴 생명과 평화의 한마당, 특별 강연회에서 김지하 시인은 삶을 경외하며 하늘아래 땅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사이좋게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념과 성별, 그리고 피부색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민족이 한데 어울려 함께 더불어 사는 상생과 공생의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꽃을 피우며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신명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문법과 문화의 논리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에 관해 김지하 시인 특유의 시원하고 해학적인 담론을 펴나갈 것이다.
오랜 핍박과 고통의 시대를 거쳤으나 그 가해자를 용서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민족과 인류를 살리는 평화운동의 사도가 되어 아시아 르네상스를 일으키자고 부르짖고 있는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인 김지하 시인, 그가 기다려진다.
김용현 한미평화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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