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 PC방에서 컴퓨터를 훔쳐간 도둑이 `컴퓨터를 돌려달라’는 PC방 주인의 인터넷 게시물을 보고 훔친 컴퓨터를 돌려줬다.
대전 서구 도마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정모(24)씨는 2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컴퓨터를 가져간 분은 꼭 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씨는 이 글에서 만우절인 1일 오후 5시께 한 커플이 PC방을 찾아 2시간 가량 게임을 하고 돌아갔는데 컴퓨터 본체도 함께 들고 간 것 같다며 만우절 장난치고는 심하니 얼른 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커플 중 여성분이 `요금이 비싸다’며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남성분이 컴퓨터를 가져갔다며 매장 내 CCTV에 녹화된 이들의 모습도 함께 인터넷에 올렸다.
정씨는 일단 얼굴까지는 공개하지 않겠다면서도 이 글을 보고도 연락이 없으시면 부득이하게 얼굴사진까지 공개하거나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이 올라오자 조회 수가 하루만에 15만 회 이상 기록하고 댓글도 수백 개가 달리는 등 네티즌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만인 3일 오전 결국 이 커플은 정씨에게 연락했다.
아직 학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 남성(24)은 돈이 필요해서 나쁜 짓을 저질렀다며 컴퓨터를 돌려줄 테니 사진과 글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PC방 주인 정씨는 이날 오전 이 남성을 직접 찾아가 신원을 확인한 뒤 컴퓨터만 되찾아서 돌아왔다.
정씨는 글을 올리면서도 설마 연락오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다만 다른 PC방 운영자들에게 조심하라는 차원에서 글을 썼다며 뉘우치고 사과한 데다 컴퓨터도 되찾은 만큼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약속대로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지우는 한편 `컴퓨터를 회수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네티즌 덕분에 빨리 컴퓨터를 회수하게 됐다며 기억에 남는 만우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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