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튼햄의 이영표(왼쪽)와 맨U의 박지성이 치열한 몸싸움으로 볼을 다투고 있다.
맨U, 토튼햄에 2-1승
첼시 승리로 우승희망은 사라져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선배 태극전사인 이영표(29·토튼햄 핫스퍼)와 벌인 ‘코리언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에서 시즌 7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이영표에게도 판정승을 거뒀다.
17일 토튼햄의 홈구장인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5-0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전반 36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던 이영표의 볼을 가로챈 뒤 이를 웨인 루니에게 연결했고 루니는 이날 맨U와 자신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패스는 처음에는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았다가 추후 어시스트로 인정돼 박지성은 시즌 7호 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됐다. 맨U는 루니가 혼자 두 골을 뽑아내 후반 저메인 제나스가 한 골을 만회한 토튼햄을 2-1로 제압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난해 10월 첫 대결(1-1 무승부)에 이어 6개월만에 다시 맞대결을 벌였는데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돼 서로 반대쪽에 뛰는 바람에 거의 마주칠 장면이 없었던 첫 만남과는 달리 이날은 박지성이 맨U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오는 바람에 토튼햄의 왼쪽 윙백 이영표와 경기내내 서로 맞닥뜨려야 했다. 양 선수의 맞대결은 초반에는 이영표가 우세했다. 전반 2분 이영표가 박지성이 갖고 있던 볼을 인터셉트했고 19분에도 다시 박지성의 볼을 가로채 전방으로 연결했다. 이영표는 전반 36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몸을 던져 육탄방어하기도 했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의 장난’같은 장면은 바로 그 후에 나왔다. 이영표가 수비 진영에서 볼을 걷어내기 위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드리블할 때 뒤에서 바짝 몸을 붙인 박지성은 등지고 있던 이영표 앞으로 왼발을 뻗어 볼을 건드렸고 그의 발에 맞은 볼은 문전 정면에 있던 루니에게 연결돼 그대로 이날 두 번째 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이 순간 이영표는 박지성에 밀려 넘어졌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박지성이 루니에게 다가가 득점을 합작한 기쁨을 나눌 때 결정적인 수비실책으로 골을 헌납한 이영표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떨궈야 했다.
유럽파 선수 점검차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촌평에서 “이영표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선수다. 하지만 오늘 플레이는 분명히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또 토튼햄의 마틴 욜 감독도 “그렇게 플레이하지는 말았어야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이영표 역시 “걷어냈어야 했는데 실수였다. (박)지성이가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경기 시작 전 박지성에게 다가가 “잘해라. 열심히 해야지”라며 선배로서 격려해줬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잠깐 만나서 “잘했다”며 등을 두드려줬다.
토튼햄은 전반 초반 주도권을 잡고도 몇차례 득점찬스를 놓친 뒤 전반 8분 루니에게 선취골을 내줬고 36분 루니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후반 7분 제나스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끝내 동점골을 얻지 못하고 홈에서 고배를 마셨다. 맨U는 이날 승리로 승점 79(24승7무4패)를 기록했으나 선두 첼시가 에버튼을 3-0으로 완파하고 승점 88(28승4무3패)을 기록함에 따라 3경기를 남겨놓고 승점 9차로 뒤져 사실상 리그 우승 희망이 사라졌다. 맨U가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첼시가 전패를 해도 동률이 되지만 골득실에서 첼시가 크게 앞서있어 첼시의 리그 2연패는 거의 기정사실이 됐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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