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목회하는 친구 목사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사시던 70대 노인 두 분이 어느 모임을 통하여 만나 좋아하게 되셨답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처럼, 인생의 동반자처럼, 마지막 남은 인생 동안 함께 사시기를 원하셨답니다. 그러나 두 분의 계획을 들은 양가 자녀들이 “혼자 사는 것이 편하지 무슨 주책이시냐”고 반대했답니다. 두 어른이 설득하다 안 되자 두 분 모두 가출해 함께 살림을 하신답니다. 이후 LA에서 생겨난 유행어가 ‘꺼진 불도 다시보자’라는 조크 비슷한 실화랍니다. 70세가 넘은 어른들은 꺼진 불이 아닙니다. 90, 100세가 되셔도 사람은 사랑받아야 삽니다. 사랑하면서 살아야 인생의 살맛뿐만 아니라 나의 존재의미를 확인시켜 줍니다.
이민사회에서는 2, 3세를 강조하지만 노인 어른들이 너무 소외되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에서도 똑같습니다. 한국 통계에 따르면 집에서 쫓겨나고 학대당하는 노인들의 경우 47%가 친 자식으로부터 그렇게 당한다고 합니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 고발입니다. 아내에게 매 맞고 사는 남편들이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곳에서도 많이 보고 삽니다. 등짝을 매서운 손톱으로 긁힌 남편을 봅니다. 남편들도 노인과 마찬가지로 너무 소외되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에서 말입니다. 이민사회의 아내들도 어려운 처지는 마찬가지입니다 집 밖에서 남자들과 똑같이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유교적 관습에 따라 혹사당하는 아내들은 그들의 어려움을 토해낼 곳이 거의 없습니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 몸과 영혼이 말라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민자의 아내들이 폴 투르니에가 쓴 ‘인간 치유’라는 책의 첫 문장대로 “인간은 결코 죽지 않는다. 스스로 죽이고 있을 뿐이다”는 것을 체험 합니다.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늘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자녀들이 너무 많아 지난 4월 17일자 TIME 지는 ‘탈락하는 국가’(Dropout Nation)라는 특별 취재로 이들을 다루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설자리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성경 누가복음 7장에 100명 군사의 장군이었던 백부장은 자기 집안에서 사람취급 받지 못하던 하인이 병든 것을 알고 예수님께서 고쳐주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당대의 호통 치던 권력자였던 백부장은 작은 자의 상징이었던 병든 노예를 위하여 기도했던 위대한 신앙인이었습니다.
천륜이 무너지면 사회도 무너지고 나라도 망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일진대 우리가 어찌하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도무지 종을 못 잡겠습니다. 5월 가정의 달에 사업한다고 큰소리치는 아빠들이 가정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부모님, 아내, 자녀들을 찾아내 그들을 회복시키는 아름다운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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