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미국 최고의 히트 쇼 ‘아메리칸 아이돌’이 23일 할리웃 코닥극장에서 결선을 치렀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결선에 오른 ‘최후의 2인’ 캐더린 맥피(22)와 테일러 힉스(29)는 3,000만명의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각각 3곡을 열창,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던 ‘아메리칸 아이돌’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제 공은 시청자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어제 할리웃서 결선
최후의 2인 뜨거운 열창
시청자 선택만 남아
모든 세대 아우르는
보통 사람 ‘스타만들기’
올 14%P 시청률 상승
제 5대 ‘아메리칸 아이돌’은 오늘 시청자 투표로 결정된다.
폭스 TV의 가수선발 대회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결선 진출자는 빼어난 미모에 다양한 음색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팝 요정’ 캐더린과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반백의 머리에 소울을 주특기로 하는 앨라배마의 ‘밴드 맨’ 테일러.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만큼 우승자를 점치기 힘든 적도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막상막하의 고른 기량을 선보였던 본선 진출자 12명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인 이 둘은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출중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이들은 “전반적으로 음악성은 테일러 쪽이 약간 우세한 듯 싶으나 시장성은 미모로 포장된 캐더린 쪽이 한 수 위”라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한 포맷의 노래자랑 대회인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이제는 미국의 ‘국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도대체 이 불가사의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의 스타 만들기에 인기의 비밀이 숨어 있다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숨겨진 재능을 지닌 보통 사람들 가운데 시청자들이 직접 스타감을 골라 신데렐라로 만들어내는데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는 전 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프라임타임대의 가족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꼽힌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강한 프로그램들이 점령한 황금시간대에 70대 노인에서 10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이 안심하고 시청할 수 있는 ‘복병 없는 쇼’라는 것. 게다가 출연자들의 선곡 범위가 발라드에서 소울, 팝, 록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여기에 곁들여지는 또 하나의 감칠맛 나는 ‘조미료’가 3인의 고정 심사위원들 가운데 한 명인 영국의 음악 평론가 사이먼 코웰의 “너무 정직해 잔인하기까지 한” 심사평. 쇠도리깨처럼 가차없이 떨어지는 코웰의 코멘트에 출연자가 공개적인 망신과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이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재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관음증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극히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개인의 재능에 대한 질타를 들으며 재미를 느끼는 것은 밀실 속의 성행위를 훔쳐보며 성적 쾌락을 느끼는 관음증과 다를 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아이돌’은 올 시즌에 무려 14%포인트의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채 오늘 다섯 번째 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맞는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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