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이천수는 일단 노르웨이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다. 이는 선수 보호 차원이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발언이 숱한 추측을 낳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머레이 파크에서 현지 이틀째 훈련을 마친 뒤 이례적으로 이천수(25.울산)를 노르웨이와 평가전(한국시간 6월2일 오전 2시 노르웨이 오슬로 울레볼 스타디움)에 투입하지 않겠다고 미리 못박았다.
그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쉬도록 하고 대신 가나와 평가전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어디가 좋지 않다는 것이냐’, ‘박주영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냐’고 질문이 빗발쳤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크지 않은 문제일 뿐이라며 말문을 닫았다.
이천수는 뚜렷한 부상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스코틀랜드 현지에 온 이후 그가 경미한 부상이 있는 백지훈(FC서울), 이호(울산) 등 ‘재활팀’에 섞여 별도로 훈련한 적은 없다.
연일 거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태극전사 가운데 상당수가 크고 작은 타박상을 당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둔 요즘 같은 시기에 손들고 훈련에서 빠지겠다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천수의 선발 제외를 놓고 아드보카트 감독이 내심 맘 속에 새겨두고 있는 고도의 ‘경쟁 유도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천수는 지난 23일과 26일 세네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내 1.2차 평가전에 두 번 모두 선발 스리톱(3-top)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했다. 그리고 박주영(FC서울)이 교체 멤버로 뒤를 받쳤다.
그러나 글래스고에 온 뒤 두 차례 실시한 미니게임과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주전을 상징하는 노란 조끼조에서 이천수가 연달아 빠졌다. 스리톱은 박주영, 안정환(뒤스부르크), 설기현(울버햄프턴)으로 바뀌었다.
이천수는 반대편 조에서 조재진(시미즈), 정경호(광주)와 발을 맞췄다. 29일 연습경기에서는 비록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운재(수원)와 1대1로 맞서 골 포스트를 맞추는 슛을 날렸다.
이천수는 30일 훈련이 끝난 뒤 힘들다고 했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이천수를 빼기로 하고 미리 이 사실을 알려준 게 뭔가 새롭게 경쟁 구도를 유도하겠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포석인지, 진짜 컨디션을 조절해주기 위한 배려인지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머릿 속에만 답이 있는 것 같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을 벤치 멤버로 내몰면서 강인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안정환은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미국전 동점골과 16강 이탈리아전 골든골로 최고의 영웅 중 한 명이 됐다.
아드보카트식 ‘채찍과 당근’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이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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