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준비기간 절망적 상황 체험 어려운 사람에 도움…
대학시절 사랑빠져 ‘눈물 펑펑’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를 부른 가수로 잘 알려진 이안은 톡톡 튀었다. “예뻐졌다”는 말에 대뜸 “사람들이 저보고 촌티를 많이 벗었다고 하더라고요”라며 깔깔 웃었다.
이안은 최근 2집 ‘콜 잇 러브’를 발표하면서 충격적인 뮤직비디오 때문에 큰 화제를 모았다. 성폭력을 당했던 여성이 복수하기 위해 남성을 거세하는 내용을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피가 흥건한 바지를 입은 남자,가위를 들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누가 봐도 놀라운 장면이었다.
성폭력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 만들었지만 이안은 사실 그런 내용을 뮤직비디오에 담는 게 겁이 나기도 했다. 이안은 자신이 뉴스를 보고 분개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안에게는 사회의 민감한 이슈를 체험할 기회가 많았다. 미혼모의 집을 방문해 미혼모와 아이들의 현실을 눈으로 보기도 했고, 2집 준비 기간에는 미국에서 ‘장애인의 날’ 특집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한쪽 다리가 없는 10세 소년과 록키산맥을 오르기도 했다. 누구나 절망할 것 같은 상황에도 놀랄 만큼 밝은 소년을 보고 이안은 많은 것을 느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를 보듬고 싶어요. 2집이 아랍권 악기였던 양권 시타 등을 담아 아시아적 느낌을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죠.”
2집 타이틀곡 ‘재촉하세요’는 이승철의 ‘긴 하루’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를 작곡한 전해성의 곡이다. 전해성은 이안에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뒤 며칠동안 내내 울다 지친 분위기로 노래를 부르라”고 권유했고, 이안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몽환적인 느낌을 잘 나타냈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넋이 나가잖아요. 저도 물론 그런 경험이 있죠. 캠퍼스 커플이었는데, 이틀동안 학교를 울면서 다녔어요. 함께 앉았던 벤치, 같이 다니던 식당과 동아리방,나란히 지나던 나무 등을 볼 때 마다 눈물이 났어요.”
1집 때만 해도 이안은 국악 스타일을 버리지 못해 작곡가들이 일부러 클럽에 데려가 가요 리듬을 익히게 할 정도로 국악을 몸에서 털어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전보다 힘을 많이 뺐다. 이안은 어려운 국악을 10여년에 걸쳐 자신의 ‘살점’으로 만들었듯 곧 가요도 그렇게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가요도 제 ‘살점’으로 만들어 ‘가지고 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안은 그러나 국악을 버릴 생각은 없다. 시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사를 직접 쓴 ‘설레임’을 비롯해 민요 뱃노래 ‘아리수’를 부르며 대고 장구 꽹과리 가야금 연주까지 직접 했다.
이안이 개인적으로 애착이 큰 곡 ‘사랑은 모질고 아프죠’는 대학시절 동남아시아에서 유럽까지 20개국 가야금 대금 장구를 들고 거리 공연을 한 당시의 스케치와 메모에서 제목을 따 왔다. 이안은 당시 ‘아주 특별한 소리 여행’이라는 책도 내기도 했다. 가수 데뷔 전이었기에 본명 이동희 이름으로 책을 냈다.
재주 많은 이 여성은 곧 소설도 쓰려고 구상 중이다. 카사노바를 주제로 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쓰겠다며 눈을 빛냈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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