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아홉 순정’
MBC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채널포커스] ■ KBSㅡMBC 일일극
’별녀별남’ 종남 같은 ‘열아홉 순정’ 국화, ‘사랑은…’ 은민·은주 ‘금순이’ 나눠가져
인기 전작 복제… 안일한 ‘시청률 기대기’
KBS와 MBC의 일일극 경쟁은 전성기 시절의 재판?
닮아도 너무 닮았다. 지난 22일 첫선을 보인 KBS 1TV 일일극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ㆍ연출 정성효)은 여주인공 캐릭터를 비롯해 주변 인물 관계와 초반 전개 분위기 등에서 직전 작품인 ‘별난 여자 별난 남자’와 마치 쌍둥이인 양 흡사하다.
이에 맞서는 MBC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는 지난 2005년 최고의 인기를 누린 ‘굳세어라 금순아’의 여운을 짙게 풍기며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열아홉 순정’과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경쟁 양상은 KBS와 MBC 일일극의 전성기 드라마들이 부활해 대결을 벌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바꿔 말하면 제작진이 과거 인기 드라마 기대기 전법으로 손쉽게 시청자에게 접근하겠다는 안일한 자세가 엿보이는 것이다.
‘열아홉 순정’의 ‘별난 여자 별난 남자’ 기대기는 확연히 두드러진다. 여주인공인 연변 처녀 국화(구혜선)은 혈혈단신으로 삶을 개척하는 ‘억척 또순이’ 캐릭터라는 점에서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종남과 비슷하다.
그녀를 둘러싼 두 남자인 우직한 성실남 우경(이민우)과 세련된 엘리트 윤후(서지석)도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기웅과 석현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계승한 느낌이다.
가족 관계와 구성원의 캐릭터 역시 비슷한 점이 많다. 동일한 연기자가 등장한다면 속편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전작의 큰 인기를 철저하게 계승한 덕분인지 ‘열아홉 순정’은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고 상승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2일 20.8%(TNS미디어 집계)로 출발해 대표팀 축구 경기 중계가 있던 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작에 지나치게 기댄 모습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시청자 게시판엔 이에 대한 비난 의견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향후 전개 등에서 계속해서 닮은꼴을 고수한다면 상승국면에 제동이 걸릴 여지가 많은 상황이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등장 인물 성격이나 전개 등에 있어 ‘굳세어라 금순아’와 전혀 다른 드라마였기에 최근 유사점이 발견되는 게 다소 뜬금없기도 하다.
최근 여주인공 자매 은민(이영아)과 은주(최정윤)에게서 금순이 캐릭터가 나뉘어 엿보이고 있어 초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되고 있다.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직업 여성으로 성공을 꾀하는 은민의 고군분투와 사랑의 결실을 위해 힘겨운 생활을 하는 은주의 모습은 경쾌한 가족 드라마를 표방한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기획 의도와 상당히 벗어나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가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을 떠올린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시청률이 10%대 중반까지 올라선 점은 기대기 전법의 효과를 누린 부분이다.
최근 TV 오락 프로그램들의 두드러진 양상은 베끼기와 기대기다. ‘열아홉 순정’과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경쟁을 보면서 그 경향이 드라마로도 전염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못내 씁쓸하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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