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 ‘함박 웃음’ vs ‘울상’ 명암
위성TV와 식당 등 호황속에 여행사는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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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한인사회가 온통 월드컵 신드롬에 휘말리면서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월드컵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업종이 있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웃는 업소들- 6월 들어 월드컵 열기가 가열되면서 가장 호황을 누리는 업종은 위성 TV 방송 서비스 회사들.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스포츠전문 케이블 TV 방송 ESPN이 중계를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말로 중계를 보는 것만 못하다.
월드컵을 생방송하는 KBS와 MBC, SBS 등 본국의 공중파 3사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회사들마다 6월 들어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위성방송은 별도의 수신기를 설치하고 지붕에 접시 안테나를 부착해야 하는등 설치절차가 다소 번거롭지만 월드컵 개막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다이렉TV의 테일러씨는 “개막후 한국어방송 신청자가 20%나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위성방송과 월드TV 등 한인방송사들도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에 소화시키지 못할 정도로 호황이다. 한 위성서비스업체는 “접시 안테나와 수신기가 모자라 LA에 긴급 공급을 요청했고 서비스요원이 부족해 설치가 늦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다 큰 화면으로 즐기려는 축구팬들 때문에 대형화면 TV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한인들은 높은 가격때문에 그동안 구입을 미뤄왔던 LCD 및 플라즈마 대형화면 TV를 다투어 구입하고 있다. 한 업소는 “초박막 대형화면 TV의 가격이 많이 내렸고 월드컵 특수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판매가 늘었다”면서 “식당들도 벽걸이형 TV를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식당과 주점도 합동응원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오는 18일 정오 동포합동응원이 열리는 산타클라라의 갤러리아 플라자에는 3천여명의 응원단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마켓과 식당들은 손님들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는 업소들- 밝은 햇빛 뒤에는 그늘도 있는 법. 한국팀의 1차전 승리에 기뻐하면서도 손님이 줄어 울상을 짓는 업종도 있다. 여름철 성수기가 됐지만 한국에서 오는 손님이 줄어 여행업계는 타격이 크다. 이번주 방학이 시작되면서 북가주에서 한국으로 나가는 손님은 늘었지만 이곳으로 들어오는 관광객은 거의 없는 실정.
오클랜드의 한 한인여행사는 “가뜩이나 항공요금이 크게 올랐는데 월드컵 응원열기로 본국인들이 여행을 오지 않는다”면서 “인바운드 손님은 지난해 같은기간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한숨을 쉬었다.
본국인 여행객이 줄면서 이들에 의존하는 리무진 택시나 단체관광객 전용 식당, 선물용품 판매업소도 덩달아 매출이 줄어든 실정이다. 이들은 “한국팀의 승리는 좋지만 어서 빨리 월드컵이 끝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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