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SBS 주말극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이 회를 거듭할수록 원전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월드컵 열기 속에서 시청률 20%를 넘더니 7월 둘째주 집계에서는 21.3%(AGB닐슨)를 기록해 종합시청률 5위에 올랐다. 6월을 기점으로 올라선 시청률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뒷심 강한 김수현 작가의 집필 스타일을 감안할 때도 45회동안 쌓아온 ‘내공’은 하락보다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랑과 야망’이 서서히 인기를 얻는 비결은 무엇일까.
원전의 명성, 김수현 작가가 펼치는 거친 대사의 힘, 동시간대 경쟁작의 부재까지 다양하지만 주연급 조연의 눈부신 활약은 가장 큰 이유다. 일군의 연기파 배우들 중에서도 이승연, 전노민, 추상미는 눈에 띄는 호연으로 ‘사랑과 야망’의 트로이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연, 캐스팅 논란 딛고 연기력 인정
초반 ‘사랑과 야망’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이승연의 캐스팅 여부였다. 2004년 2월 위안부 누드집 파문을 일으킨 이승연이 2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이 논란을 잠재운 것은 이승연의 연기력이다.
의상 디자이너 송혜주로 열연 중인 이승연은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냉정한 인물로 묘사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사를 이어나가는 연기가 일품이다.
제작진이 이승연에게 보내는 무한 신뢰도 이승연의 안정적 연기력에 일익을 담당했다. 연출자 곽영범 PD는 연기 잘하는 이승연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밝혔고, 김수현 작가는 ‘내 사랑 누굴까’, ‘완전한 사랑’에 이어 ‘사랑과 야망’까지 3편의 흥행 드라마에서 이승연을 ‘안고’ 갔다.
호연 속에 원전보다 송혜주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던 초반 곽 PD의 약속은 최근 방송에서 증명되는 중. 결혼했던 사실이 밝혀진데다 친딸까지 등장해 송혜주가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전노민, 로맨티스트 계보 잇나
그런가하면 따뜻한 의사 장홍조로 열연 중인 전노민은 연예계 로맨티스트의 계보를 이을 태세다.
주로 아침드라마에 출연해오던 전노민은 불행히도 연기자보다 ‘김보연의 연하 남편’으로 인식돼 왔다.
대학졸업 후 항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다 우연히 CF 모델에 발탁, 연예계에 발을 딛은 전노민은 드라마 단역으로 출발해 천천히 연기자 길을 걸어왔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인연으로 지난 2004년, 8살 연상의 김보연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뒤 마침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드라마를 만나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올해 나이 40살로 연예계 입문은 늦은 편이지만 여성팬 사이에서 지지율 상승이 무서워 ‘늦깍이 로맨티스트’ 등장을 예고하는 중이다.
추상미, 얄미운 억척 연기 호평
그동안 도도한 매력으로 각광받은 추상미의 모습은 이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미지 변신으로 치면 이 보다 더할까 싶을 정도다.
짝사랑한 태수(이훈 분)에게 죽자살자 매달려 혼전임신을 하더니 결국 ‘바람 나’ 이혼한 정자 역을 맡아 악에 바친 연기를 선보인다. 급기야 술집 마담이 돼 전남편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극 중에서는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시청자 사이에서는 칭찬이 자자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억척 연기를 호평하는 의견이 다수다. 시청자 김영욱씨는 추상미 없는 ‘사랑과 야망’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고, 정갑철 씨는 미운 역할을 미세한 표정까지 정말 얄밉게 연기한다고 평가했다.
당초 50회로 예정됐던 ‘사랑과 야망’은 80회로 늘어난 상태. 51회 부터는 1986년 방영한 원전에서 소개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으로 꾸려진다.
제작진은 초·중반을 이끈 조민기(박태준 역)와 한고은(김미자 역)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른 등장 인물에게 초첨을 맞추겠다고 밝혀 이승연과 전노민, 추상미의 활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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