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거울 앞에 자주 선다.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다. 밖에서부터의 압력이라고 할까. 그런 저항할 수 없는 흐름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다.
그 비쳐진 모습이 그런데 그렇다. 때로는 평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 외부로 비쳐진 자화상에 그래서 우선 놀란다. 그리고는 화를 내기도 한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을까. 대체로 두 가지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코리아’란 이름으로 전해지는 뉴스들은 양극의 뉴스이기가 십상이다. 그 첫 번째 이유다.
세계 경제 10위의 대국이다. IT 강국에 부르주아와 스포츠 종목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진다. 분명 선진형 뉴스다. 그런가 하면 세계 1, 2위를 다투는 교통사고율, 술·담배 소비량, 베이비 수출 등 듣기 민망한 후진형 뉴스들도 동시에 전해진다.
이처럼 혼재된 뉴스가 쉴 새 없이 전해지는 가운데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눈에 대해서 한국인은 무지에 가깝도록 무관심하다. 그 두 번째 이유다.
전 세계가 경악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 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TV 방송들은 하루 종일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은 태평천하다.
“한국이 4강에 올랐으면 북한 미사일 발사는 별 기사가 안 됐을 것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 언론이 전한 한국인의 반응이다. 월드컵에 들뜬 젊은이가 아니다. 세상살이에 눈이 떴을 법한 중년의 한인남성을 인용한 것이다.
이런 한국인들을 보는 세계인들의 눈은 때로 심한 착시현상에 사로잡힌다. “워싱턴만 벗어나면 코리아는 미국인들에게 LPGA 여자골퍼와 북한 핵 문제로만 기억될 뿐이다.” 한국을, 한국인을 잘 아는 한 미국인 관측통의 말이다.
남한과 북한조차 분간 못하는 미국인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런 미국인들에게 미사일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않는 한국’ 뉴스는 심각한 착시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릴랜드주의 고위공직자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국이 발사한 것으로 오인해 한인 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널드 쉐퍼 감사원장은 이민자 교육문제를 얘기하다가 뜬금없이 “한국은 우리의 친구가 됐다가 우리에게 미사일을 쐈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주지사까지 지낸 공직자가 남북한을 구별 못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84세란 고령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 역시 심각한 착시현상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의 이미지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 미사일 발사 위기와 관련해 앞서 인용한 관측통의 말이다. 그 마케팅의 한몫은 코리안-아메리칸이 맡아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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