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뮤직 비디오 일정에 속속 차질
태풍 에위니아에 이은 집중 호우로 전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드라마는 물론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촬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전 제작 시스템이 아닌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비로 인해 촬영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 특히 MBC ‘주몽’과 SBS ‘연개소문’ 등 야외 촬영 분량이 많은 사극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주몽’의 경우 지난 주말 내내 나주, 제천, 용인 일대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했다. 충주호 인근에서 촬영을 마친 직후 충주호 지역이 비 피해를 입는 등 비구름과 숨바꼭질하듯 촬영을 계속했다.
제작진 관계자는 전국이 비 피해를 입고 있지만 일기예보에 따라 이동하면서 비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방송이 끊기지 않기 위해 비가 와도 극복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천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야외 촬영분은 실내 장면으로 수정해 찍고 있다. 이를 위해 ‘불꽃놀이’ 촬영장으로 사용하던 경기도 이천 세트장을 여의도 MBC 스튜디오와 함께 가동하고 있다.
’주몽’의 정운현 CP는 나주세트장은 지대가 높아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비로 인해 야외 촬영 분량에 지장이 많다라며 고산국 장면 촬영 등 야외 촬영분이 특히 많은 이번 주가 고비라고 전했다.
고산국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고지와 구릉의 모습을 담기 위해 경기 가평의 유명산에서 촬영할 예정이지만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주몽’은 지난 주에도 경남 창녕의 화왕산과 우포늪 등에서 예정돼있던 촬영분을 충북 제천으로 변경해 촬영한 바 있다.
SBS 주말 사극 ‘연개소문’도 장마로 촬영에 애로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연개소문’은 9~10회에 등장할 고구려와 수나라의 해전 장면을 충남 태안의 해안에서 촬영 중이지만 장마로 바다에 안개가 끼면서 안전 사고를 우려해 촬영을 미뤘다.
경북 문경의 대규모 세트에는 다행히 비 피해가 없는 상태라 제작진은 18~19일 예정된 실내 촬영에 주력하면서 장마의 진전 상황에 따라 해전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외주제작사 ㈜디에스피이엔티 관계자는 해무 때문에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해전 씬 촬영을 미뤄뒀고 날이 개는 대로 다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부 지방의 비 피해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촬영도 속속 연기됐다.
탈북자 출신 5인조 여성그룹 달래음악단(가칭)은 18부터 3일간 경기도 부천 ‘야인시대’ 오픈세트장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계획했으나 비로 인해 연기했다.
달래음악단의 소속사인 오렌지엔터프라이즈는 18일 장기간 비 소식 때문에 부득이하게 촬영을 연기했다며 이날 해외 통신사 및 방송사의 취재 일정 역시 미뤘다. 날씨가 개는 데로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신인 힙합그룹 슈퍼스타도 비로 인해 타이틀곡 ‘미치도록 사랑해’ 뮤직비디오 촬영을 2주 전부터 세 차례나 미뤘다. 슈퍼스타 측은 야외 수영장에서 파티하던 남녀가 슈퍼스타의 노래를 들으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오전부터 밤까지 촬영이 잡혀있었다며 빨리 뮤직비디오를 찍어 음반 홍보를 해야 하는데 스케줄에 차질이 생겨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2일간 진행되는 윤효간 피아노콘서트 ‘피아노와 이빨’의 앙코르 공연 역시 폭우 때문에 일주일간 연기됐다. 애초 21일~9월10일 서울 압구정동 밸런타인 극장에서 열릴 이 공연은 비로 인한 공연장 전기 공사 때문에 28일~9월17일로 한 주간 일정을 연기했다.
공연기획사인 융가엔터테인먼트는 이 공연은 5월12일~7월2일 52일간 펼친 ‘피아노와 이빨’의 앙코르 공연이다. 일정은 한 주 연기됐지만 52일간의 피아노 대장정이라는 콘셉트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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