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피아노 앞에 앉은 새라 라이스.
다양해진 선택의 폭 ‘구입 요령’
중고제품은 값 싼 대신
숨어있는 결함 우려
음대나 녹음실용 제품
낡았어도 품질 믿을만
최근엔 디지털제품 인기
매서추세츠주 애쉴랜드에 사는 새라 라이스(56)는 4년전, 평생 꿈꾸어오던 일인 피아노를 치기로 했다. 피아노가 필요했지만 갑자기 수천달러 들여 새 피아노를 사고 싶지는 않아서 오빠한테서 50년 된 피아노를 빌렸다. 자기가 피아노를 계속해서 칠 것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건반 몇개가 한번 치면 잘 올라오지 않는등 오래된 악기에 흔히 나타나는 몇가지 문제는 있었지만 초보자가 칠만은 했다. 1년쯤 지난 다음, 계속 열심히 하는 자신에게 포상하는 의미로 좀 더 나은 피아노를 장만하기로 했다. 신문 광고를 보고 산 중고 볼드윈은 마음에 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값에 나온 비슷한 피아노를 보니 속이 상했다. 중고 피아노를 사는 사람들은 흔히 겪는 일이다.
피아노는 크게 그랜드와 업라이트의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두가지 안에서 크기와 스타일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스타인웨이’만 해도 3개 브랜드에 29개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그밖에도 커스텀, 아트 케이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한다. 한국의 ‘삼익’은 4개 브랜드에 91개 모델과 풀사이즈 디지털 피아노를 만든다. ‘야마하’는 34개 어쿠스틱 모델 이외에 디지털 피아노, 연주용 피아노, 컴퓨터나 신시사이저, 기타 악기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MIDI 컴패터블 피아노도 만든다. 점차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산 피아노도 상당히 많다.
이렇게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피아노 시장 규모는 25년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1978년에 미국에서 팔린 새 피아노는 28만대가 넘었지만 1983년 이후로는 20만대를 넘은 적이 없다가 2005년에는 고작 9만5,00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왜 피아노 판매가 이렇게 부진한지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IBM이 1981년 말에 PC를 내놓은 것과 상관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매릴랜드주 칼리지 팍의 큰 피아노 매장인 조던 키츠 뮤직 사장 윌리암 매코믹 주니어는 “우리의 최대 경쟁품목은 퍼스널 컴퓨터”라고 말한다. 부모들이 음악 교육에 들이던 시간과 돈이 컴퓨터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이다.
피아노 선택의 기본은 변함이 없다. 소리와 건반의 감촉이 가장 좋은 것은 그랜드 피아노지만 집에 들여 놓으면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한다. 그랜드 피아노라면 길이가 7피트가 넘고 베이비 그랜드조차 5피트에 가깝다. 또 비싸다. 2005년에 미국내 새 그랜드 피아노의 평균 판매가는 1만1,000달러 이상이었다.
기술적으로는 공명판이 세워져 있어 ‘버티컬’이라 불리고, 그 안에도 4개 종류가 있지만 업라이트로 통칭되는 업라이트의 평균 판매가는 3,100달러 밖에 안되지만 비싼 것은 1만달러까지 한다.
풀사이즈 디지털 피아노는 페달 효과등 어쿠스틱 피아노의 기분을 되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지만 어쿠스틱 피아노보다 훨씬 싸서 1,500달러짜리부터 있다. 또 옮기기 쉽고, 조율도 필요 없고, 닳아 없어지는 부품도 많지 않다. PC나 기타 장치들과도 쉽게 연결되고 한번 연주했던 것을 녹음해 다시 들을 수 있으므로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유용하다.
중고 피아노를 살땐 라이선스가 있는 피아노 기술자를 고용해서 피아노를 샅샅이 체크해본 후에 사면 안심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소한 관리는 잘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음악대학에서 파는 중고 피아노를 찾는다. 물론 행운도 따라주기를 희망해야 한다.
토론토에 사는 로스 레이더의 경우에는 운이 참 좋았다. 컨퍼런스 참석차 타지역에 갔다가 온라인 광고를 보고 800달러에 앤틱처럼 만든 피아노를 샀다. 직접 쳐보지도 않았고, 전문가를 시켜 감정해보지도 않고 구입을 결정한 이유는 단 한가지, 그 피아노가 녹음에 사용됐고 들어볼 수 있다는 광고문구 때문이었다. 피아노를 치면서 자라 피아노에 대한 상식이 있었던 그는 녹음을 했다면 페달이나 건반들이 멀쩡할 것이라고 유추했던 것. 그는 그 피아노를 5~10년쯤 사용할 계획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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