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점검
지난 12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공방전이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시아파 민병대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2명을 납치하고, 8명을 사살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세가 3주째 계속되고 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헤즈볼라의 완강한 저항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레바논 사태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의 국가별 상황전개를 다시 한번 정리한다.
헤즈볼라 저항 예상외 완강
이스라엘 당혹, 일단 강경일변도
팔정부-하마스 대응방안 이견
알카에다, 대이스라엘 공격 경고
◇레바논
모하마드 칼리페 레바논 보건장관은 장장 16일에 걸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그동안 레바논 내에서만 600여명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병원에 도착된 시신만도 401구에 달한다고 말하고 “파괴된 잔해에도 150∼200구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 지역이 여전히 포화 속에 있기 때문에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사망자들 대부분이 민간이이라고 밝히고 부상자 수는 1,500여명으로 잠정집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가 이끄는 민병대 헤즈볼라는 남부 레바논 일대에 구축한 지하터널망과 시리아, 이란 등지로부터 공급받은 로켓을 이용, 이스라엘에 연일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22일을 기해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을 상대로 레바논 남부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는 헤즈볼라는 26일 이스라엘군 9명을 숨지게 해 이스라엘 측에 양측의 충돌 이후 최대의 피해를 안겨주기도 했다.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예상외로 완강한 헤즈볼라의 저항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를 향해 매일 50~150여발씩, 27일 현재까지 총 1,600여발의 로켓을 쏘아대는 등 헤즈볼라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두번 다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시아파 민병대 조직을 와해시켜 놓겠다”고 공언했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는 초조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27일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무장세력과 교전중인 수천명의 이스라엘군을 지원하기 위해 지상공격을 확대해야 한다는 군 장성들의 요청은 거부했으나 전투가 확대될 경우에 대비, 이날 3만명의 예비군들을 소집할 수 있도록 군 당국에 허가했다.
27일 현재 이스라엘의 인명피해는 19명의 민간인을 비롯한 사망자 50명과 부상자 300여명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무장단체가 가자지구에서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병사의 석방이 ‘임박’했을 수도 있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병사를 억류하고 있는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이즈 엘-딘 알-카삼 여단의 공식 대변인인 아부 우바이다는 “이스라엘 병사 문제와 관련해 상황이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해 압바스 수반의 주장을 부인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달 25일 이스라엘 병사를 가자지구로 납치, 이스라엘의 보복공세를 자초한 바 있다.
◇알 카에다
알 카에다의 제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27일 이스라엘의 레바논과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와히리는 이날 알-자지라 텔리비전을 통해 방송된 테입에서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이스라엘의 전투는 휴전 및 협정만으로 종식할 수 없다며 “스페인에서 이라크까지 이슬람 종교가 퍼질 때까지 어디든지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와히리의 이번 메시지는 올해 들어 10번째다.
◇외교 노력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한 로마 국제회의는 지난 26일 레바논 남부지역에 유엔 국제보안군을 배치한다는 데 합의했으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교전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는 계획은 마련하지 못했다.
한편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를 중단시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의 양측 지역에 완충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을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 제의했다고 AFP 통신이 27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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