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어머니를 돌보다 2년전 홈디포에 취직한 비비안 버기스가 고객을 돕고 있다.
51∼70세 연령층
60%가 은퇴후 또 일
CVS·홈디포 등 업체
“경험많은 직원들의
서비스 자세와 윤리
젊은이들은 못쫓아와”
뉴저지주 벌링턴에서 전기공사 하청업을 하던 에드워드 라이트는 은퇴후 할 일이 없어 고민하다 겨울을 나는 집이 있는 플로리다주 레이크 웨일즈의 ‘홈 디포’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나흘동안 아침 7시부터 낮 1시까지 손님들과 동료 직원들에게 전선 배치및 기타 전기 공사에 대해 시범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봄이 돼 다시 뉴저지 집으로 돌아가려니까 홈 디포는 그에게 뉴저지에 가서도 일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왜 다시 일하시나요?
60% “두뇌활동 위해”
47% “돈이 필요해서”
“솔직히 말해서 너무 기뻤어요. 나도 필요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죠. 나이든 직원은 쫓아내지 못해 안달인 회사들이 많잖아요?”
‘메릴 린치 & 캄퍼니’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1~70세 연령층의 60%가 은퇴후 새로운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60%는 두뇌 활동을 위해, 47%는 돈이 필요해서 그렇게 한다.
그들을 고용하는 회사는 헐값에 기꺼이 일하려는 노련한 직원을 얻게 되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노동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4월 소매업계 일반 근로자의 평균 급여는 10달러58센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이 든 근로자들에게는 건강관련 경비가 더 들어갈지도 모른다. 한 통계에 따르면 50~65세 연령층의 보험료 부담은 30, 40대에 비해 평균 1.4~2.2배가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나이 든 파트타임 근로자들은 회사 건강보험을 이용하지 않는 이가 많다. 그 모든 것을 따져볼 때 나이 든 직원들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회사들은 말한다.
“나이 든 직원들을 고용하고 훈련하고 유지하지 못하면 영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CVS의 정부 프로그램 담당 디렉터 스티븐 윙은 “젊은이들은 인구 자체가 적으므로 나이든 인력이 필요한데 요즘은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 통계에 따르면 50대 이상 근로인구는 1985년에 38.3%이었지만 작년에는 47.1%로 많아졌다. “한때는 65세가 은퇴연령이었지만 지금 65세면 한창이다. 자기의 모든 인생경험을 나눠줄 수 있으니 정말 도움이 된다”고 윙은 덧붙였다.
CVS는 1990년대초에 실시한 직원 대상 조사에서 50대 이상 노동력이 7%에 불과한 것을 알게 됐다. 전체 인구 비율과도 어긋날 뿐아니라 고객층 연령 분포와도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CVS는 적극적으로 나이든 근로자들을 모집하기 시작, 올해 50세 이상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8%가 됐다.
‘홈 디포’는 1981년에 플로리다에 첫 매장을 열면서 나이든 직원에 눈을 돌리게 됐다. 플로리다가 은퇴자들의 천국이기도 했지만 “나이 든 직원들의 경험, 고객 서비스 자세, 작업 윤리등은 아무도 따라올 수가 없었다”고 이 회사 대변인인 단 해리슨은 말한다.
어떤 회사들은 노인 직원들을 뽑는데 AARP의 도움을 받는다. 은퇴자들이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AARP 웹사이트에 자기 회사 웹사이트를 링크시킨 회사는 작년에 24개에 달했다. AARP는 이 회사들을 상대로 직원 모집 웍샵을 열어준다.
‘보더스 그룹’도 작년에 AARP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이 회사의 다양성 프로그램 담당 매니저인 수잔 트레비잔은 나이든 직원들은 근무시간에 융통성이 있어 타 직원들의 필요에 부합하며 전형적인 보더스 고객층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목표 고객이 45세 이상 연령층입니다. 직원들이 고객층과 가장 비슷할 때 매출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CVS의 윙도 매장에서 고객들이 나이든 직원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똑같이 아프고 결리는 처지라 사정을 잘 알 것 같아서 그런 모양”이라고 말했다. 55년동안 약사로 일해온 빌 듀클로(79)는 일년의 반은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있는 집 근처 CVS에서 일주일에 하루 일한다. 나머지 반년은 매사추세츠주 레이크빌에 있는 CVS 매장에서 역시 일주일에 하루 일한다. 매서추세츠주 뉴베드포드 주민인 그는 겨울을 플로리다에서 보내기로 한 다음 플로리다주 약사 면허를 다시 땄다. “난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고, 일도 좋아하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빈둥거리며 살 수는 없어요”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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